‘잘해야 본전’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8년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양궁의 간판스타 김수녕(29·예천군청)은 그래서 부담이 크다.
사실 은퇴했던 그가 복귀해 대표선수로 선발되자 일부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보냈다.돈을 위해 나왔다는 둥,후배들 길을 막는다는 둥….하지만 김수녕은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지난해 복귀했을 때 이렇게 올림픽까지 나가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이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이상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올림픽에서 메달 따는 건 복권 당첨되는 것도 아니고 정당한 노력의 댓가죠.하지만 돈을 위해 다시 활을 잡은 건 분명히 아닙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세계양궁계의 ‘신데렐라’로 한시대를 주름잡았던 김수녕은 88서울올림픽 개인,단체전 2관왕에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등 총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올림픽과 인연이 깊다. 많은 이들은 김수녕이 분명 1개 내지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예상한다.‘신궁’의 실력이 아직도 강하게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기 때문이다.그도 주위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김수녕은 4일부터 7일까지 덴마크 브론비에서 열린 유러피안 그랑프리 양궁대회에서 단체전외에 개인전 우승까지 차지했다.복귀후 국제무대 첫 나들이 우승.그는 “너무 너무 기뻤다”고 밝혔다.종전 그랜드피타방식에서 92년부터 올림픽라운드로 제도가 바뀐 이래 국제대회 개인전 첫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시드니 전망을 한층 밝게 한 김수녕은 “다른 선수들이 ‘내가 가도 저것보단 잘 쐈겠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부담감은 큰 스트레스가 된다.가슴이 답답할때면 남편 이기영씨(30)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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