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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꿈많은 소녀의 가슴시린 성장영화

입력 | 2000-08-17 19:06:00


‘마이 러브 리키’는 10살짜리 소녀의 가슴시린 성장영화다.

모텔을 운영하는 알콜중독증 엄마와 남자만 밝히는 언니 그웬과 함께 사는 해리엇은 끊임없이 가출을 꿈꾸는 묘한 소녀다. 그는 땅굴을 파서 중국까지 가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가 하면 UFO가 나타날 것이라는 소문에 외계인의 출현을 학수고대하며 엉뚱한 행동을 벌이기도 한다.

어느날 그런 해리엇 앞에 몸은 성인이지만 정신연령은 자기와 같은 리키가 나타난다.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두사람은 둘만의 진실한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해리엇의 친엄마가 실은 그웬이고 리키는 정신요양원에 보내지게 될 것이라는 차가운 현실이 들어닥치면서 두사람은 함께 도피여행에 나서 자신들끼리 결혼식을 올린다.

헤리엇역을 맡은 에반 레이첼 우드는 이 영화에서 엉뚱한 상상력으로 가득 찬 귀여운 소녀와 소외된 어른들을 감싸안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감탄할 만큼 능숙히 소화해 낸다. 반면 리키역의 케빈 베이컨의 정신지체 연기는 지나치게 상투적이다.

이야기 진행은 지루한 편이지만 이 영화로 감독데뷔한 티모시 허튼의 만만치 않은 화면구성 솜씨는 눈여겨 볼만 하다. 12세이상관람가. 19일 개봉.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