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고질라’ ‘가메라’시리즈는 괴수 영화의 대표작. 최근 3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함께 이런 일본 영화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고질라’의 23번째 작품 ‘고질라 2000’이 12일 개봉됐고 ‘가메라’는 가을 개봉 예정.
EBS ‘시네마 천국’(18일 밤 10시)은 ‘2000 괴수 대습격 사건’을 통해 이러한 괴수 영화의 흥미 요인과 계보를 조명한다.
괴수 영화는 공포와 재난 영화가 근접해 만들어진 일종의 ‘변종’이다. 공포도 재난 영화도 아니지만 그 못지 않은 스릴을 안겨준다. 그러나 괴수 영화의 관건은 상상력. 괴수는 실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에 태어난 배경이나 플롯, 스토리 전개가 치밀하지 않으면 황당한 느낌만 준다.
‘고질라’는 98년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인 ‘고질라’의 원조다. 고질라의 제작사 컬럼비아 트라이스타는 이름판권을 1500만달러에 구입했다. ‘고질라’시리즈는 54년부터 일본의 소치쿠 감독이 제작했다. 시리즈 중 23번째인 ‘고질라 2000’은 한국에서 최근 개봉됐으나 이름값을 못하고 있으며 미국영화 ‘고질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가메라’시리즈는 괴수영화의 장인으로 불리는 가네코 슈스케 감독의 작품으로 치밀한 구성을 인정받는 작품이어서 개봉 성적이 궁금하다. ‘가메라’는 바다 거북이의 변종으로 65년부터 지금까지 12편이 제작됐다.
한국에서는 심형래 감독이 99년 제작한 ‘용가리’가 괴수 영화의 최근작이지만 이보다 32년 전인 1967년 김기덕 감독이 ‘대괴수 용가리’를 제작했다. 이 영화는 이순재 남정임이 주연했으며 당시 도입한 특수효과는 방송 등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
북한 영화로 남한에서 처음 개봉한 ‘불가사리’도 괴수 영화. ‘불가사리’를 연기한 배우는 고질라를 연기한 일본인이다.
괴수 영화의 메시지는 과학의 힘을 믿고 자만에 빠진 인간에게 던지는 경고. 겁없는 인간들이 자연에 개입하다가 괴수를 만들어 재앙을 자초한다. 이승훈 PD는 “괴수 영화는 주로 어린이들과 함께 보는 가족 영화로 자리잡고 있지만 그 메시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들어 지나치게 터무니없는 괴수 영화는 실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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