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인 듯 여자인 듯한 중성적인 목소리의 가수 이소라(32)는 요즘 한가하다. 일체의 인터뷰 요청을 사절한 채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소라의 얼굴을 유일하게 마주칠 수 있는 자리는 5년째 진행자로 출연중인 KBS 2TV . 지난 17일 오후 5시, KBS 신관에서 어렵게 그를 만나 녹음이 한창인 4집 앨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소라는 "서태지의 새음악이 기다려진다"며 말문을 열었다.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방송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어요. 거의 움직이지를 않는 편이에요. 제 방에서 라디오 들으면서 책 보고 가끔씩 동생 아이디 빌려서 인터넷에 들어가는 게 전부입니다.
- 새 앨범 작업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된 상황인가요?
진척이랄 것도 없어요. 구체적으로 밝힐 만큼 녹음이 된 게 아니어서…. 일단 1집에서 프로듀싱을 맡았던 김현철 씨랑 다시 뭉쳤어요. 6곡 정도 가녹음을 했고, 총 12곡 정도를 수록할 생각입니다. 세션에 이태윤 샘리(기타), 강수호(드럼), 15인조 스트링이 참여했고, 김현철 유정연 '스토리'의 이승환 씨로부터 곡을 받은 정도에요.
- 김현철이 프로듀싱을 한다면 1집 같은 느낌이 강하겠네요.
1집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음악이 될거예요. 1집 '난 행복해'나 2집 '기억해줘' 같은 스타일이라고나 할까요. 3집이 다소 강한 사운드였다면 그 보다는 '부드럽고 따뜻한' 음악으로 꾸밀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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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라 씨는 가사를 어떤 식으로 구상하나요?
낙서를 끄적인다거나 비디오를 보면서 노랫말을 만들죠.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음직한 이야기, 혹은 '이런 상황이면 나는 어떨까'를 상상하면서 가사를 쓰곤 합니다.
- 4집은 언제쯤 나오고, 또 활동을 어떻게 펼칠 계획인가요?
10월말에는 내야죠. 3집을 낸 게 98년 5월이어서 공백이 너무 길었으니까요. 콘서트 계획은 아직 없구요. 음반을 발표한 뒤 팬들의 요구가 있다면 가능하겠죠.
- 이소라 씨의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조용히 살고 싶어요.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음악으로만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