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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PGA챔피언십]거칠 것 없는 '골프황제'

입력 | 2000-08-18 15:16:00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샷은 정확하게 페어웨이 한가운데 떨어졌다. 어프로치샷은 마치 유도탄처럼 날아가 홀컵 근처에 멈춰 섰고 퍼팅도 자유자재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역시 큰 무대 ‘체질’이었다.

"내친김에 시즌 메이저3승"

공동선두 던랩 "우즈와 경쟁할 생각없다"

18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GC(파72·7167야드)에서 열린 올 남자프로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82회 PGA챔피언십.

어릴 적 자신의 우상인 잭 니클로스(미국)와 공식대회에서 처음으로 같은 조로 라운드한 우즈는 대선배가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우즈의 야망은 바로 니클로스가 보유한 메이저 최다승 기록(18승)을 깨뜨리는 것.

이날 우즈는 이 고지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특유의 몰아치기를 앞세워 첫날부터 공동선두에 나섰다.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프로 5년 동안 단 1승을 올리지 못한 무명의 스콧 던랩(미국)과 동타.

이로써 지난해 우승자인 우즈는 대회 2연패와 1953년 벤 호건 이후 47년 만의 메이저 3승 신화 달성에 청신호를 환하게 밝혔다. 또 상승세를 감안할 때 95년 스티브 엘킹턴과 콜린 몽고메리가 세운 대회 최저타기록인 17언더파 경신도 가능해 또다시 ‘기록 제조기’의 면모를 과시할 태세.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한 우즈는 특유의 장타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29.5야드를 기록했고 홀당 퍼팅수도 1.61개에 그쳤으며 18개홀에서 16차례 그린적중을 마크했다.

반면 우즈의 독주에 주눅이라도 들었던지 그와 동반 라운드를 한 니클로스와 비제이 싱(피지)은 나란히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컷오프를 걱정하게 됐다.

6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주고받으며 이븐파로 스코어를 줄이지 못한 우즈의 진가는 7번홀부터 불을 뿜었다. 파5의 597야드인 이 홀에서 티샷을 331야드나 날린 뒤 7번 아이언으로 한 세컨드샷을 홀컵 9m지점에 붙여 2퍼트로 홀아웃, 버디를 잡았다. 이어 8,9,10번홀까지 4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고 12번홀과 18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 리더보드 꼭대기까지 치달았다.

올해 메이저 준우승 3차례의 불명예를 안은 어니 엘스(남아공)와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나란히 2오버파 74타에 그쳤다.

한편 오후조로 출발한 톰 카이트 등 18명이 일몰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으며 이날 라운드를 끝낸 선수 중 18명만이 언더파를 쳤다.

〈김종석기자·루이빌 외신종합〉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