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상봉단이 귀환한 18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특별 인터뷰한 미국 CNN방송국의 앵커 달튼 타노나카(46)도 실향민이었다.
CNN 아시아본부의 앵커로 홍콩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외증조모와 외조모 모친 등 외가가 한국계이고 부친은 일본계 미국인. 그는 외가쪽 영향을 받아 어릴 적 한국인 손님들 앞에서 ‘아리랑’을 7절까지 외워 칭찬을 받곤 했다.
평양이 고향인 외증조모는 1904년 다섯살이던 딸(외조모) 김순내씨를 데리고 하와이행 이민선을 탔고, 1940년 숨졌다. 83년 타계한 외조모는 타노나카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유골을 평양에 있는 남편 무덤 옆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 나도 고향에 돌아가 죽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그후 타노나카는 하와이에 있는 외증조모와 외조모의 무덤에서 흙을 퍼내 유리병 속에 담았다. 그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무덤의 흙이라도 고향 땅에 뿌리려는 것이었다. 그는 그동안 끊임없이 한국과 북한 및 유엔관계자들에게 방북을 성사시켜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는 이번에 방한하면서도 흙이 담긴 유리병 두 개를 갖고 왔다. 그는 김대통령에게도 사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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