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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칼럼]박찬호 가부좌 틀고 감기 치료?

입력 | 2000-08-21 16:58:00


얼마전 나간 스포츠 기사중에서 희한한 내용의 기사가 하나 실렸다.

‘박찬호, 기치료사에게 치료 받고 감기 거뜬’이라는 내용의 기사다.

박찬호가 모시고 있다는 안도사라는 이는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유명한 사람이다. 박찬호와의 인연도 약 3년이 넘었다.

전지훈련때마다 휴식을 이용, 박찬호가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잠겨 있는 사진은 박찬호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자주 봤을 법하다. 그런 명상 훈련은 모두 안도사에게 배운 것이라고 한다.

안도사는 로스앤젤레스 자신의 숙소에서 조그만 사당을 세우고 기수련, 또는 면벽 수도 비슷한 것을 한다고 하는데 그 족보가 어떤 계열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LA에는 이러한 개인 사당이 수백개가 넘는다고 한다.

다인종이 몰려 사는 곳이니 자연히 이렇게 마음의 위안을 얻는 장소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법 아닐까.

단, 이러한 유사 종교의 범람이 철저히 소비자들의 취향과 맞춰 이뤄진다고 한다.

흑인들이 원하면, 킹목사를 모시는 곳도 아마 있지 않을까.

멘트 또한 기가 막힌다. “기를 수련하면 감기에 안 걸리지 않는가?” “원래, 기를 수련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음식이 체해서 바늘로 손을 땄는데 그쪽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아마 감기에 걸렸던 듯 하다”는게 박찬호의 멘트다.

별, 희한한 바이러스 이론도 다 있다. 박찬호의 주장과 이 주장을 그대로 싣는 기자에 따르면 모든 이가 기수련을 할 경우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신문 1면에 버젓이 사이비 치료가 주장되고 있는 셈이다.

플레시보 효과(위약효과)로서의 박찬호의 사당 출입은 눈감아줄만 하다.

그러나 자신의 체력과, 능력을 믿지 못하고 컨트롤 난조, 구위 저하 또한 기수련 부족으로 돌리지 않을까 걱정 된다. 박찬호가 중증으로 치달을 경우 그의 팬들마저 안도사 신도로 변하지 않을까. 박찬호는 공인치고는 아직 부족하다. 이것도 기수련이 부족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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