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서 하루단위의 단기시세차익을 노린 매매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개인들의 ‘외국인 따라하기’가 아주 위험한 투자방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외국인은 개장 직후 개인투자자가 자신들의 매매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개장후 30분동안 집중적으로 매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초반 동향을 보고 ‘추격 매수’하는 것은 마치 미리 설치한 덫에 빠지는 격이다.
▽외국인의 단기매매〓동원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단기매매 유형은 개장후 30분간 집중매수→개미군단의 추격매수→외국인 매도공세로 요약된다. 17일 외국인은 개장후 30분동안 11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총 순매수금액 183억원의 62%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18일에도 개장후 30분동안 24억원 순매수했으나 최종집계치는 180억원 순매도였다. 21일에는 개장 15분만에 최고의 순매수(40억원)를 기록한 뒤 곧바로 팔기 시작해 ‘바람잡이용’ 매매동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결국 외국인이 집중매수한 종목을 서둘러 추격매수했던 개인들은 손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기업은 정확한 기업가치분석이 어려워 개인과 기관들이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주시했다가 방향성이 정해지면 이를 따라간다는 점을 역으로 활용한 것.
동원경제연구소 정동희 연구원은 “현장세는 기업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지 못해 투자주체간 매매동향에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코스닥에는 단기매매차익을 겨낭한 외국인자금이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동향 분석 유의점〓연구소는 먼저 외국인의 개장초 매수강도가 장중내내 일정하게 유지되는지를 유심히 살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의 반도체관련주 매매동향보다는 그 이외 주식에 대한 매매동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지금처럼 중소형 개별주 장세가 펼쳐지면 외국인이 반도체를 제외한 어떤 종목을 사느냐에 따라 테마형성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실적호전주가 아닌 종목을 순매수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틀 이상 같은 외국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주문이 들어오면 외국인을 가장한 국내자금(일명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봐야 한다는 것. 지금도 흔히 사용되는 ‘작전’기법이다.
아울러 실적호전주로 인식되는 종목을 순매도할 때도 유의해야 한다. 정보력이 뛰어난 외국인들이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팔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미국 나스닥상장 연기를 발표하기 이틀전부터 주식을 내다팔았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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