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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정철영, 아르헨티나에서 크는 꿈나무

입력 | 2000-08-23 14:15:00


"저녁에는 학과공부 해야되요."

아르헨티나 교포로 19세이하 축구청소년대표팀에 테스트 멤버로 지난 21일 합류한 정철영(19)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95년 아르헨티나로 이민간 정철영은 살러렌소 유소년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한지 3년만인 98년 데포르티보 에스파뇰에 스카웃되며 될성부른 싹을 보인 재목. 다시 2년만에 이 팀의 5군에서 2군으로 성장, 아르헨티나 축구계가 떠들썩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오른쪽 미드필더다.

일취월장의 기량이 아르헨티나 교포사이에 입소문이 났고 이 소식을 접한 청소년대표팀 조영증감독이 전격적으로 그를 청소년대표팀에 합류시켜 이제는 태극마크가 눈앞인 상황이다.

그런데 정철영은 하루의 고된훈련이 끝난 후 다른 청소년대표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때도 한가지 일을 더 해야 한다. 바로 아르헨티나에서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한 학과공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정철영은 한창 학기가 진행중인 상태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자칫 유급을 당할 위기다.

이를 막기 위해 아버지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 담임교사에게 상황설명을 한 후 유급을 당하지 않을 수 없냐고 통사정을 했고 그 교사가 한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하루동안 배워야 할 내용을 줄테니 매일 저녁 이것을 공부하라는 것. 그래서 정철영의 아버지는 매일 학교를 찾아가 교과목을 받아오고 이를 다시 한국으로 팩스를 통해 전해주면 정철영이 받아 공부한다. 물론 아르헨티나로 가면 이 내용을 가지고 시험도 봐야 한다. 축구선수면 매일 운동장에서 공만 쫓으면 되는 한국의 현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루 종일 공 쫓아다니랴 피곤하련만 밤마다 책장 넘기느라 분주한 그의 모습이 너무도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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