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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업종분류 시대에 뒤떨어져...엉뚱한 업종 혼선

입력 | 2000-08-23 18:50:00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업종 분류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인터넷 데이터센터(IDC)를 부동산 임대업으로 분류해 놓아 사업자 등록이나 세제에서 곤란을 겪고 있다. 다른 첨단 정보기술분야도 사업자 등록을 할 때 마땅한 기준이 없어 엉뚱한 업종으로 등록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사업자 등록시 업종 분류의 기준이 되는 것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한국산업분류표’. IT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 분류표가 전통적 산업에 대한 업종 분류여서 빠르게 성장하는 IT산업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버호텔로 불리는 IDC의 경우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에는 없었던 사업 형태. 올 들어 IDC가 급증하자 정부 관계자들이 산업 분류 기준을 들고 고민하다 결국 ‘부동산 임대업’으로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이는 전통적인 산업 분류법에 따라 서버를 건물에 들여놓은 하나의 가구쯤으로 여긴 발상이었다. 네트워크나 데이터의 전송 등과 관련된 기능은 도외시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는 ‘e―마켓플레이스’도 비슷한 경우. 컴퓨터 부품 e―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는 딜피아닷컴의 경우 ‘서비스업’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비슷한 형태로 컴퓨터 관련 사무용품을 거래하는 MRO코리아는 ‘유통업’으로 등록하는 등 뚜렷한 기준이 없어 혼란스럽다.

인터넷 무료전화 서비스는 ‘별정통신’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서비스업체들은 “인터넷전화는 회선을 임대해서 재판매하는 별정통신과는 사업 형태가 다르다”며 별도로 분류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분류 기준표가 법인세법을 비롯, 40여개의 각종 경제 관련 법령에서 산업영역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는데 있다. 업체가 어떤 산업으로 등록 받는가에 따라 법규와 세제의 적용이 달라지게 된다.

IDC운영회사인 IBR의 유지선사장은 “IDC의 경우 항온 항습을 위해 사용하는 전력량이 상상을 초월하는데도 과금 기준이 일반용으로 분류되어 제조업에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30%)을 받지 못해 한 달 전기요금만 수천만원에 이른다”면서 “IDC가 IT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기간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감안한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아쉽다”고 말했다.

ebizwi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