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장기수 북한송환]63명 확정…면회소 설치 순항 예고

입력 | 2000-08-23 19:05:00


9월 2일 비전향 장기수 63명의 북한 송환이 최종 확정됐다.

북측은 23일 오후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남측이 전달했던 북한 송환 희망 비전향 장기수 63명 전원을 받아들이겠다고 통보해왔다고 통일부가 이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북한 송환을 원하는 비전향 장기수 가족과 전향 장기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남북은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늦어도 28일까지는 비전향 장기수 인도와 관련한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협의를 끝낼 예정이다.

남북은 냉전시대의 비극적 산물인 비전향 장기수 63명의 송환을 순조롭게 확정지음으로써 화해와 협력시대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무엇보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지속적인 진전을 예고하고 있다. 남북이 6월 금강산 적십자회담에서 비전향 장기수 송환 즉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문제를 협의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비전향 장기수를 보내주면 면회소 설치는 걱정하지 말라는 게 북한의 약속이었으니 믿어보자”며 내달 면회소 설치 합의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더욱이 면회소 설치로 이산가족의 만남이 반복되면 내년쯤에는 고향방문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게 이 당국자의 얘기다.

이런 점에서 향후 ‘장기수 송환→면회소 설치’ 과정에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상당한 부담도 안게 됐다. 무엇보다 비전향 장기수는 송환하면서 왜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거론치 않느냐는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을 정부 본연의 의무로 생각하고 북측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정부의 노력을 강조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달말 장관급회담이나 내달초 적십자회담에서 우리측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장소와 운영방법 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도 빠듯할 텐데 이들 문제에 대해 강한 톤으로 얘기를 꺼내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