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두려워해야할 오직 한가지는 두려움 그 자체이다’. 귀에 익은 말인지만 누가 했는지 물으면 알쏭달쏭하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그럼 왜 이 말을 했을까. 대공황 시기(1933)에 취임하면서 국민에게 ‘잘 살아보세’라며 자신감을 심어주자는 취지였다.
이 책은 서양 고금을 막론해 1200개의 격언을 테마별로 모았다. 이솝우화를 비롯해 성경, 경전, 격언집, 고대문헌, 문학작품, 역사서가 망라됐다. 기존의 유사 격언집들과 비슷비슷하게 여겨질겠지만 그 격이 다르다. 유래 풀이에 그치지 않고 격언 이면에 담긴 생생한 역사를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예컨데 영국 시인 토머스 오버베리는 ‘여자의 미모는 거죽 한 거풀’이란 시를 썼다가 미모를 뽐내던 백작부인에게 독살됐다는 식이다.
게다가 그 변천 과정까지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배꼽티를 입은 문화’로 유명한 저명한 문화비평가의 ‘말 컬렉션’은 편집증을 의심할 만한 수준이다. 책 뒷부분에 일일이 출전을 밝혔고 인덱스까지 붙여놓았으니 혀를 내두를 밖에. 책꽃이에 꽂아두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쓰이겠다. 272쪽 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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