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은 미국에 있는, 특히 LA에 한국인들에게는 정말 가슴이 터질듯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하루였다.
이날 뿌듯함은 오후 1시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작됐다. 한국의 신세대가수 양파가 뛰어난 가창력으로 3만여 미국관중들앞에서 미국국가와 캐나다 국가를 불렀다. 이어 박찬호가 완벽에 가까운 피칭에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까지 곁들이며 시즌 13승, 통산 60승의 위업을 과시했다.
이날 자부심의 피날레는 어둠이 깔린 할리웃볼에서 장식됐다. 저녁 8시30분 LA의 명소 할리웃볼을 가득메운 1만7천여 청중들에게 ‘한국이 낳은 신의 목소리’ 조수미가 그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최고의 음악선물을 선사한 것.
낮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밤에는 할리웃 볼에서 ‘브라보 코리아’가 연발한 하루였다.
운좋게도 이 두곳의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자랑스런 한국인을 직접 확인하면서 직업(?)때문인지 또다시 짖궂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문화스타인 조수미와 스포츠 스타인 박찬호가 고향인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 것일까’가 바로 그것이다.
조수미는 이날 공연 바로 전날 한국에서 ‘8.15경축 남북한교향악단 콘서트’에 출연한 뒤 LA에 도착했다. 조수미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특히 자신의 명성유지를 위해 많은 신경을 써야하는 LA할리웃볼 공연을 앞두고 무리하게 한국에 다녀온 것이다. 조수미는 이날 공연 후 가장 기다려지는 무대가 내년에 북한에 설 무대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의 한 방송사는 최고의 하루를 장식한 박찬호를 본국의 팬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날 미국국가를 부른 양파가 리포터로 나서는 인터뷰였다.
해당 방송국에선 생생한 화면에 스타와 스타와의 만남을 띄워 한국에 보낼 심사였다. 2개의 미국방송사와 한국 신문기자들과의 인터뷰를 끝낸 박찬호는 그러나 방송팀에게 샤워를 하겠다고 사라져버렸다. 40여분간 기다린 이들 방송팀에게 온 박찬호는 양파만을 데리고 들어가 얘기를 나눈뒤 사인볼 하나를 쥐어줘서 보냈을 뿐이었다.
‘스포츠맨은 경기장에서 말을 하겠다’는 평소 박찬호의 지론에서 나온 행동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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