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로 보는 이탈리아 기행' 다나카 치세코 지음/정선이 옮김/예담 펴냄/256쪽 1만5000원▼
문득 일상의 삶이 '구부러진 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면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탈출에의 욕망', 그 욕망의 그물에 '이탈리아'라는 단어가 건져올려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볼만 하다.
글쓴이 다니카 치세코는 영화평론가. 이탈리아에 관한 것이라면 소설 영화 시등 그야말로 '잡식성의 탐구욕'을 보여온 이탈리아狂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그리 녹녹치 않다. '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사진이 담긴 책장을 조심스레 넘겨보라. 그러면, 이 책을 쓰기 위해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탈리아의 곳곳을 돌아다녔는지 잘 알수 있다.
르네상스의 꽃을 피운 피렌체, 세계에서 유일하게 차가 다니지 않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 세계 3대 미항중의 하나인 나폴리, 이탈리아 경제의 중심지 밀라노, 도시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인 로마, 글쓴이는 이 도시들이 품고 있는 매력을 '영화속의 명장면'들과 함께 잘 소개해 주고 있다. 한눈 팔지 않고 책장 넘기는 것에 열중하다 보면, 어느덧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무방비 도시'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흔들리는 대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달콤한 인생' 윌리엄 와일러감독의 '로마의 휴일'등 명작들의 탄생배경과 줄거리를 소개받는 것도 꽤나 즐거운 경험이다.
최용석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