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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공터등 노는 국유지 民官합작 신탁개발키로

입력 | 2000-08-28 18:37:00


정부가 보유한 205조원대의 국유 부동산 가운데 도심 공터 등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땅이 민관 합작의 부동산신탁 방식으로 개발된다.

정부가 국유지 소유권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민간업체에 토지 개발권을 넘기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 지금까지 각 행정기관은 ‘국가재산은 보존이 최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당장 쓸모가 없는 땅이라도 미래의 행정수요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개발을 꺼렸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28일 국유재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쓸모 없이 놀리는 땅에 대해 부동산신탁 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관련법령을 개정, 내년부터 본격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땅을 내놓으면 부동산신탁회사가 개발계획을 수립해 공사비 등 자금조달을 책임지는 형태의 민관합작 사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건물이 완공되면 정부는 임대 또는 일반분양을 통해 수익금을 회수하고 신탁회사는 수수료를 챙긴다.

기획예산처 고위관계자는 “국유지에 대한 관리 소홀로 요지의 땅들이 가치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보존 필요성이 떨어지는 부지는 민간 부문에 개발을 위탁해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단순 방치하는 것보다는 개발에 따른 이익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과감하게 매각 또는 임대하겠다는 것.

기획예산처 조사 결과 도시지역 국유 부동산의 93%는 법이 허용하는 용적률의 30% 이하만 활용했고 나대지 중 절반 이상은 공터나 주차장 등으로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유지 개발이 활성화되면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발 수익으로 국가채무를 줄이게 되며 △건설경기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빠르면 10∼11월경 건설 부동산컨설팅 등 민간업체를 상대로 정부보유 부동산에 대한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열어 개발 방안을 공모할 계획이다. 재경부는 10월중 국유재산관리 기본계획을 수정해 대상부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향후 땅값 상승과 행정 수요 등을 감안해 국유지를 넉넉히 보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단기 이익을 노려 개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