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하이테크 산업 번창으로 날로 부강해지면서 이웃 아랍국들과 경제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LA 타임스지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경제격차가 양측간 분쟁의 빌미로 작용하고 중동평화협상 등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붐〓과거 이스라엘 경제는 국민을 겨우 부양할 정도였으나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체결 이후 하이테크 붐이 불면서 달라졌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폴라리스 보컬텍 미라빌리스 스피드비트 구루넷 등 세계적 기업이 탄생하고 전세계의 벤처자본가들이 몰려드는 등 경제대국 반열에 들어섰다.
92년까지만 해도 전무했던 이스라엘의 벤처 자본은 지난해 신규 유입분만도 16억 달러에 달했다. 99년 이스라엘의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분야는 총 수출액의 39%를 차지했다. 하이테크 분야는 앞으로도 이스라엘 성장을 걸머질 가장 큰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엔지니어 비율만도 1만명당 135명으로 미 일의 두배.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붐의 배후에는 구소련 붕괴과정에서 이스라엘로 이민한 유대인 기초과학자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랍국의 경제 침체〓이스라엘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6100달러(약 1800만원)인 반면 인접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의 1인당 GDP는 1100∼1400달러(약 123만∼157만원)에 불과하다. 아랍국은 첨단기술 수요시장 부재와 고급 인력부족, 오래된 정치 문화적 장벽 등으로 인해 뒤지고 있다. 아랍국간 무역규모도 관세장벽 등으로 전체수출의 6%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 중동전문가는 “결국 중동분쟁의 배후에는 경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아랍국의 1인당 GDP가 평균 6000달러에 올라설 때 비로소 평화는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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