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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신라기와展]전통기와에 새긴 화려한 문양 볼만

입력 | 2000-08-29 18:28:00


금관 귀고리 등 화려한 금속공예품 등에 비해 소홀히 다뤄져왔던 기와. 전통 기와를 통해 색다른 멋과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아름다운 신라 기와, 그 천년의 숨결’. ‘2000 경주 세계문화 엑스포’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11월12일까지 경주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신라 기와뿐 아니라 고구려 백제 중국 일본의 고대 기와를 함께 전시해 비교 감상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전시 기와는 900여점.

기와는 암키와 수키와 암막새 수막새 서까래기와 마루기와 모서리기와 등 종류가 많다. 고구려의 기와는 끝이 날카롭고 힘차며 백제의 기와는 부드럽다. 반면 신라 기와는 화려하다. 그 화려함을 보여주는 것이 다양하고 풍부한 장식. 귀면문(鬼面文), 연화문(蓮花文), 당초문(唐草文), 용문(龍文)처럼 익숙한 문양은 물론이고 불경에 나오는 상상의 새인 가릉빈가(迦陵頻伽), 천계(天界)에 살면서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상상의 선인(仙人)인 비천(飛天), 불상, 달에 사는 토끼까지 등장한다.

전시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얼굴무늬 수막새’. 살짝 부풀어 오른 두 뺨, 지그시 감은 눈, 쓱 올라간 입술. 일체의 꾸밈이나 과장이 없으면서도 편안하고 담백한 미소다. 사진으로는 익숙하지만 실물을 만나는 감동이 각별하다.

한편 강우방 국립경주박물관장은 28일 개막 기념 강연을 통해 귀면와(鬼面瓦)의 귀면은 귀면이 아니라 용면(龍面), 즉 용의 얼굴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성덕대왕신종 용두(龍頭)의 모습과 안압지 출토 귀면의 모습이 갖다는 점, 귀면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월요일 휴관. 054―772―5194, 2107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