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과 프로그램 매물에 연계돼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거래소 관리종목들 중에서 상한가 행진을 벌이는 종목들이 늘어나 주목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시장에서 일신석재, 신호스틸, 동성철강, 우성식품, 바로크 등이 연일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일신석재는 11일째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고, 신호스틸은 8일째, 동성철강은 7일째, 우성식품은 5일째, 바로크는 3일째 상한가를 지속하고 있다.
또 이들 종목 외에 동양강철, 한국주강, 대붕전선, 환영철강, 동양철관, 현대금속 등이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하고 한국금속과 삼립식품도 상한가 대열에 새로 합류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관리종목들의 잇따른 상한가 기록에 대해 ▲ 매수주체나 재료가 부재한 시장상황에서 대형주들은 선물과 외국인, 프로그램 매매 패턴에 영향을 받아 방향성을 상실한 가운데 ▲ 중소형 실적호전주에 대한 관심이 관리종목으로 옮겨가는 과정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마무리 의지 표명 속에서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입장이 ‘살릴 놈은 살리고 죽일 놈은 확실히 죽이는 쪽’으로 정책전환이 이뤄지지 않느냐는 시각에서 관리종목 중 회생가능성과 중장기적인 M&A 재료 부각 가능성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 투자전략팀의 한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코스닥에서 벤처가 크게 떠 대폭 이익을 실현한 바 있고 현재 조정중이라면, 앞으로는 기업구조조정에서 M&A의 일환으로 ‘벌처’(vulture)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정부의 기업구조조정이 내년 1/4분기까지는 마무리되고 정책의지가 살릴 것과 죽일 것을 확실히 구분하는 쪽이어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관리종목은 대부분 매도처분이 끝난 상태여서 일부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쉽게 가격이 오를수 있는 수급여건에다 떨어질만큼 떨어져 매수에 부담이 적다는 인식도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이들 관리종목들은 값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향후 생존가능하다면 기술적 측면에서 챠트가 좋게 보이는 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번 우선주가 이유없이 상승했던 것처럼 유통물량이 적어 적은 수요만으로도 상한가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주와 선물, 코스닥시장의 낙폭 심화에서 소외된 개인들이 관리종목에 투자하는 모습”이라면서 “벌처 테마의 경우 중장기적이고 개인들이 내부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없는 한계가 있고, 이들 기업은 적자폭이 일부 감소하더라도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에 쉬운 재료는 아니다”면서 개인들의 분위기성 매수참여를 경계했다.
이기석 dong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