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宋梓)전교육부장관이 도덕성 시비로 취임 23일만인 30일 도중 하차함에 따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집권2기는 출발부터 타격을 입게 됐다. 송전장관은 '8·7개각'의 상징적 인물이자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부총리로 승격이 예정돼 있던 예비부총리 였다는 점에서 향후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송전장관의 도중하차가 최근 민주당 윤철상(尹鐵相)의원의 선거비용 실사 개입 의혹 관련 '자충수 발언'등 여권 전반에서 노정되고 있는 기강해이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초 송전장관이 '특혜 주식'의 시세차익 16억원을 사회 환원 조치했고, 임명한지 20여일만에 장관을 바꾸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교체에 소극적이었던 청와대가 전격적으로 사퇴 쪽으로 돌아선 것도 시간을 끌 경우 파문이 더욱 증폭돼 후반기 국정운영 자체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송전장관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지 않을 경우 자칫 정권 차원의 도덕성 시비로 비화될 것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송전장관의 사퇴를 계기로 윤철상 발언 파문 및 한빛은행 거액 불법대출사건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악재들에 대해서도 진상파악 및 여론청취 과정을 거쳐 하나하나 매듭지어 나갈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송자 파동'의 후유증이 쉽게 극복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송전장관의 경우 지난해 민주당 영입때부터 시작해 검증의 기회가 많았으나 주식 특혜취득 의혹 등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여권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다시 거론하기도 한다. 이중국적시비가 논란됐던 인물을 굳이 예비 부총리로까지 발탁한 것은 여권 인재 풀의 한계와 함께 김대통령이 지난해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 파동 때 논란됐던 것처럼 '나홀로 인사'를 여전히 고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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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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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특혜취득 의혹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