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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회담 의견접근 내용]100명씩 6박7일 교차관광

입력 | 2000-08-30 18:35:00


남북은 30일 열린 제2차 장관급회담에서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과제들을 집중 협의했다. 북측은 대체적으로 남측 제안을 우선 듣고 수용가능한 제안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회담을 진행했다. 남북이 의견접근을 이룬 과제들을 항목별로 정리한다.

▽올해안 이산가족 교환방문 2∼3회 추가 실시〓남북은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합의를 이끌어냈다. 남북은 9월5일 열리는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세부절차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12일 남측언론사사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9월, 10월 매달 한번씩 (교환방문)하고 내년에 종합 검토해서 사업을 해나가자”고 밝히는 등 북측이 적극 호응한데 따른 것.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제도화를 위한 면회소 설치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가 9월5일 적십자회담의 의제로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

▽경제협력 문제〓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 정부 당국자는 “30일 회담에서는 경제분야가 상당히 앞서나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남측은 한단계 높은 경협을 위해 △투자보장 △이중과세 방지 △분쟁해결절차 △청산결제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측도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한 실무협상을 갖는다는데 원칙적 합의를 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에 대한 이해를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 9월중 개최〓제1차 장관급회담의 남북 합의사항중 가장 시급했던 문제는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 당장 9월15일 착공할 경의선 복원공사를 위해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및 역사 설치 등 각종 실무적인 난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군사적 신뢰구축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 개최합의는 이 부분을 보완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DMZ를 통과하는 철도 복원시 지뢰제거 및 군사분계선 월경문제 등을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 군당국간의 긴밀한 접촉이 필수적이기 때문.

따라서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은 군사직통전화 설치나 군사당국자회담 등과 같은 북측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남북간 신뢰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교차관광〓남북 교차관광은 북측이 제안한 것. 이 문제도 김정일위원장이 남측 언론사사장단과의 만남에서 제기했던 사안이다. 남북교차관광은 9월중순 남측의 백두산 관광에 이어, 9월하순 북측대표단의 한라산 관광으로 결실을 맺는다. 남북은 초청자측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각각 100명씩 6박7일간 관광을 실시키로 했다. 북한관광객이 관광목적으로 제주도를 찾는 것은 분단이후 처음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회담의 합의사항은 김정일위원장의 의지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국군포로 및 납북자문제 등 남측이 중요시하는 일부 현안들이 뒤로 밀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spear@donga.com

제2차 남북장관급 회담 남북 제의와 의견접근 시안

남측 제의

북측 제의

군사직통전화설치·군당국자회담

*경협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

3개 분야별 위원회 구성·운영

국군포로 및 납북자문제

*연내 이산가족방문 2∼3회 추가

*경의선 복원위한 실무접촉 개최

‘6·15공동선언’ 이행 강조

*9월중·하순 남북교차관광

대학생 구속 중지

외국군과의 합동연습 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