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를 운전하는 박규하씨(49·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10단지)는 서울시내에서 강변북로 방향으로 가자는 승객을 태울 때는 별로 반갑지 않다. 한강에 놓여진 천호대교∼행주대교간 17개 교량과 접속되는 지점에서의 교통체증은 시간대 구별 없이 거의 항상 일어나고 있어 강변북로를 지나기가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강변북로에서 가장 싫어하는 지점은 동부간선도로와 청담대교 등이 연속해 접속되는 성수대교 북단 주변.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경기 의정부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 방향과 분당 신도시 방향으로 진출입하는 차량들이 몰리는 동호대교∼성수대교∼영동대교간 5㎞ 구간을 빠져나가는 데 보통 30분 이상 소요된다. 교통흐름이 원활할 경우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이지만 체증이 심해 운전사들 사이에서는 ‘마(魔)의 구간’으로 통하고 있다. 요즘은 자정시간대에도 체증이 극심한 상태다.
박씨는 “성산대교에서 잠실대교 쪽으로 강변북로를 가다 보면 램프로 빠지는 차선을 1, 2차로에 설치해놓아 차량흐름을 막고 있다”며 “램프 유도차로를 오른쪽 3, 4차로에 설치하는 원칙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강변북로의 초행길 운전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황〓서울 외곽지역의 차량들이 도심으로 진입하기 위해 동부간선도로와 청담대교 등을 통해 밀물처럼 밀려들면서 강변북로는 이제 수용한계치를 넘어선 상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는 시간당 통행차량이 6800∼7100대로 수치상으로도 ‘거북 운행’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교통신호등이 없는 고속화도로의 경우 1차로의 최대 수용량은 시간당 1800대(4차로 7200대)이기 때문에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은 거의 ‘서다 가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
두 도로 중 대표적인 상습 정체구간은 △영동대교 북단 △성수대교 북단 △한남대교 남단 △성산대교 남단과 북단 등. 또 내년 4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면 신공항고속도로와 이어지는 방화대교 북단과 남단에 시간당 6900대의 차량이 추가로 유입돼 이 곳의 교통체증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포공항 방면에서 올림픽대로를 따라 가다보면 양화대교에서 영동대교까지 20여㎞ 구간에는 램프를 통해 북단으로 직접 이어지는 도로가 없다. 강변북로 또한 성수대교에서 동작대교까지 10여㎞ 구간을 지나는 동안 도심 방향으로 빠지는 출구가 없어 운전자들의 불편이 크다.
▽대책〓서울시는 대표적인 고속화도로인 두 도로에 여러 도로를 마구 접속시켜 과포화 상태에 이르게 한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일부 구간에 2층식 도로를 건설, 차로를 확대하는 한편 램프 선형을 변경하는 등의 도로 대수술 계획을 내년 중 수립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교통개선 기본계획사업 용역비로 45억원을 책정하고 29일 건설교통부와의 실무 간담회에서 사업비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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