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량 매도 국면에서 주가가 4% 이상 폭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일부 관리종목들은 오늘도 거침없는 상한가 행진을 거듭했다.
31일 거래소 시장에서 일신석재(12일째)를 비롯해 신호스틸(9일), 동양철강(8일), 우성식품(6일) 등 관리종목들은 5일 이상의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또 바로크는 4일째, 동양강철과 현대금속, 한국주강, 환영철강, 대붕전선, 동양철관 등은 3일째, 한국금속, 삼립식품, 우성건설, 경향건설, 조일제지 등은 2일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으며, 계몽사와 삼익악기도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이들 관리종목들은 ▲ 시장전체의 수급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방향설 상실장에서 수급부담이 적고 ▲ 정부의 워크아웃 정책의 변화에 따라 수익개선에 따른 회생 가능성 ▲ 여태 중장기적인 M&A, A&D에 대한 재료 부각 가능성을 주된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수하락과 대형주에서 소외된 개인들이 일부 투자자금을 이들 종목에 투자하고 유통주식이 적어 금액만으로도 상한가에 진입하는 실정을 배제한 채 어수선한 시장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는 것을 이들 종목군의 상한가 행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아울러 시장전체의 수급여건이 개선되지 않거나 투자심리 악화로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이들 관리종목군에 대한 일부 투자자금의 유입과 그에 따른 상승세가 이어갈 수 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기대감 외에 특별한 재료 없이 수급적 측면에만 의존해 관리종목들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에는 한계가 있고, 아울러 주가 급락에 따라 투자심리가 약화돼 추가적인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점에서 이날 동원증권의 관리종목 분석 리포트는 진진하게 곰씹어 볼 필요가 있다.
동원증권은 작년 하반기 중 우선주들의 상승장과 이번 관리종목 상승이 유사하다면서 작년 우선주 상승장세가 한달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이들 관리종목들이 7월말부터 부상하기 시작해 향후 상승세는 제한되고 하락장세이기 때문에 더욱기 추가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전문가들은 투자가들의 관리종목군에 대한 투자는 위험스럽다는 인식 하에 투자를 하더라도 앞뒤를 가리지 않고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충분히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관리종목에 대한 추격매수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하고 “관리종목 중에서 이를 탈피할 수 있는 종목에 대해 제한적인 투자는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경제연구소의 조용현 애널리스트도 “수급개선 전망이 없는 선물 옵션 만기일 전후까지는 관리종목군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과거 경험사례에서 이런 종목은 상승 뒤 조정폭이 컸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영정상화나 수익개선에 근거하지 않고 단지 관리종목으로 분류됐다는 이유만으로 분위기에 편승하는 종목도 있다”면서 “관리종목군 내에서도 옥석가리기는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석 dong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