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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EBS특강 "외국어 공부…왕도는 없어도 요령은 있다"

입력 | 2000-08-31 18:32:00


외국어에 ‘왕도’는 없다.

귀가 마르도록 들어온 말이고 실제 그렇다. 그렇지만 공부 방법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 그처럼 시간을 벌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정화 교수(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가 그 방법을 소개한다.

국내 첫 국제회의 동시 통역사인 그는 1일 EBS ‘테마특강―최정화 교수의 신 외국어 정복 선언’(금요일 밤 9·20)에서 22년간 외국어를 가르쳐 오며 ‘임상적으로’ 터득한 학습법을 털어놓는다. 그는 “효과적인 학습법을 잘 몰라 고생하는 한국인들에게 그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그도 파리 3대학 통역번역대학원 시절, 알아듣지도 못했던 연설문을 겨우 요약해 제출했는데 20점 만점에 2점을 받을만큼 창피를 당한 적이 있다. 그 뒤 24시간 외국어와 지낸 그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6년간 교수로 지냈다.

그는 △몸통찾기 △깃털찾기 △부닥쳐 배우기 등 세가지 학습법을 강조한다. 몸통찾기는 사전이나 펜없이 통으로 읽어내려가며 전체적인 뜻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왕초보는 비주얼 자료와 연관해 주제를 파악하는 훈련을 하고 초급은 만화나 사진이 많은 잡지의 기사 제목과 소제목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최 교수는 “모든 외국어 공부는 양이 먼저”이라며 “끊임없이 자신을 외국어에 노출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깃털찾기는 양보다 질을 강조한다. 신문 기사나 책에서 열줄 정도를 암기하거나 10분 정도 라디오를 주의깊게 청취하는 학습법이다. 이를 통해 핵심 단어와 품사의 쓰임새를 알 수 있다.

부닥쳐 배우기는 외국인 친구와 늘 가까이 지내는 것이다. 그는 “말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인데 한국인들은 혼자만의 대화로 외국어를 배우다가 막상 실전에서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 교수는 “세가지 방법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효과적”이라며 “외국어 조기 교육은 필요하지만 모국어를 잘 하는 아이가 외국어도 잘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교수의 강의는 ‘영어! 왜들 난리인가’(1일)를 비롯해 ‘영어! 나도 할 수 있다’ ‘겁없이 부딪쳐야 영어가 보인다!’ ‘Use It, or Lose It(사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잃는다)’ 등으로 다섯 차례 열린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