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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반바지 희비 교차

입력 | 2000-08-31 18:35:00


반바지차림은 유죄인가 무죄인가.

요즘 스포츠 종목에 따라 ‘반바지 차림 절대 불가’와 ‘반바지 차림 의무화’가 이루어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바지를 입으면 혼쭐이 나는 곳은 프로야구 두산.

두산 김인식 감독은 지난달 26일 신인왕 후보 강혁의 음주뺑소니사건이 일어나자 직후 선수단을 소집했다.

김감독의 첫 명령은 반바지와 샌들 착용금지. 기강확립 차원에서 올곧은 정신은 단정한 복장에서 나온다는 게 그 이유다. 평소 숙소는 물론 외출때도 시원한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던 ‘신세대’선수들은 갑작스러운 긴바지 차림에 죽을 맛이다.

반대로 수영연맹은 지난달 28일부터 대구에서 벌어진 MBC수영대회부터 임원단복과 심판복으로 반바지를 채택했다.

사실 여름철에 수영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더위. 습도는 말할 것도 없고 실내수영장의 온도는 체온보다 높기 일쑤다. 선수들이야 물속에 있어 더위와 상관없지만 정장차림의 임원들은 그야말로 움직이는 ‘땀수건’ 신세.

회장단 및 이사들은 하늘색 남방셔츠에 상아색 반바지, 심판진은 흰색 티셔츠에 감색 반바지로 통일했다.

마치 보이스카우트 같은 차림의 60줄 임원진들은 동심을 떠올리며 마냥 즐거워했다는 후문이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