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주부가 유명백화점 할인매장 보안검색대 앞에서 절도 '누명'을 쓰고 항의 도중 갑자기 숨져 파문이 일고 있다.
주부 강모(44)씨는 지난 13일 오후 7시3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내 롯데백화점 지하 할인점 마그넷에서 쇼핑을 하고 나서던 중 보안검색대 경보기가 울려 매장 직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강씨는 10여분뒤 119 구급차에 실려 인근 백병원으로 실려갔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강씨는 이날 오후 남편과 함께 매장을 찾았다. 강씨는 물건을 더 사기위해 쇼핑한 물건을 보안요원에 맡기고 매장 밖에 있는 쇼핑수레를 가지러 나갔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던 중 경보음이 울렸다.
롯데 마그넷 보안요원은 그 자리에서 강씨에게 가방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고 강씨는 가방 안에 있던 소지품들을 꺼내 검색대에 통과시켰다. 그러나 보안검색 경보음은 울렸다 안울렸다를 반복했고 확인결과 기계가 잘못 작동한 것으로 판명됐다.
다시 쇼핑을 시작한 강씨는 10여분 뒤 계산대로 향하다가 다시 보안요원에게 가서 "물건을 훔치지 않았는데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도둑 취급을 당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강씨는 항의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강씨를 담당한 일산백병원 정순민의사는 "사망원인은 쇼크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이라고 밝히고 "병원에 오기전에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유가족측은 "몇년 전부터 심장 질환을 앓은 적은 있으나 정기적으로 약을 먹어와 최근엔 출퇴근 거리가 1시간이나 되는 직장을 아무 이상없이 다닐 정도로 병이 호전됐다"며 "마그넷 할인마트측에서 사람이 붐비는 일요일 오후에 공개적인 장소에서 도둑으로 몰아 충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롯데측은 "물리적 충돌이 없었다. 강씨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아왔기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일산경찰서 윤두중 강력2반장은 "강씨가 소지품 검사가 끝난 뒤 돌아갔다가 다시 와 말다툼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결론났다"며 "형사 사건의 구성요건이 되지 않는다.마그넷 측에 형법상 사망의 간접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강씨 사망직후 일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억울한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강씨의 장례식은 8월17일 치러졌다.
최건일/동아닷컴기자 gaeg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