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白露)를 앞두고 있는 요즈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가을의 정취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느껴 볼 곳이 없을까? 아이들 손잡고 수도권 근교의 예술관을 찾아보자.
가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경기 양평 바탕골예술관에는 각종 전시물과 공연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예술관을 관람한 뒤 인근의 카페촌에서 차 한 잔과 간단한 요기를 하고 양평 자동차극장에서 영화 한 편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바탕골예술관〓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안IC를 빠져나온 뒤 광주 퇴촌읍을 지나 고개를 하나 넘으면 양평으로 들어선다. 길 양쪽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별난 음식점과 마치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카페들이 눈길을 끈다. 잠시 전원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남한강이 펼쳐지고 도로 옆 산모롱이에 성곽처럼 우뚝 선 바탕골예술관이 모습을 나타낸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공연 보러 사람들이 이 곳까지 찾아올까?”하는 의구심을 자아내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 여름방학 땐 연일 어린이들과 학부모들로 만원을 이뤘다. 예술관 홍보팀 김형아씨는 “처음에는 너무 멀어 관객이 안 오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그건 기우였다”며 “서울 대학로 바탕골소극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회원만 2만여명인데다 오히려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그런지 서울과 심지어 일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을엔 ‘소풍가자’를 주제로 테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100평 규모의 ‘백남준 전시관’에는 비행기의 역동성을 표현한 라이트형제부터 토성인, 시계, 존 케이지 등 백씨의 작품 108점이 선보인다. 백씨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을 위해 작품 해설도 곁들였다. ‘세라믹 스튜디오’와 ‘목공예실’에서는 5000∼3만5000원을 내면 냉장고 자석과 손바닥을 찍은 액자 등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 가질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해서는 15분짜리 애니메이션 ‘오루, 으라차차’가 무료 상영된다. 사물놀이, 재즈콘서트 등 공연과 바비큐 가든파티, 도예한마당 등 특별프로그램은 17일부터 시작된다.예술관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매주 월요일은 쉰다.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경안IC로 나와 광주 퇴촌, 천진암 방향으로 가다 천진암 진입로 앞에서 좌회전해 8㎞ 가량 가면 오른쪽에 보인다. 또는 올림픽대로에서 미사리와 팔당대교를 지나 양수리가 나오면 양평 방향으로 20㎞ 정도 직진, 양근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4㎞ 가면 나온다. 031―774―0745
▽드라이브 인 양평극장〓바탕골예술괸에서 양평시내쪽으로 차를 몰다 보면 왼쪽으로 밤숲 사이에 있다. 가로 25m, 세로 14m의 초대형 스크린에 차량 500대의 수용 규모를 갖추고 있다. 산책로를 갖추고 있고 비가 와도 상영한다. 오후 8시와 10시 하루 두 편씩 상영하며 상영 시간은 조금씩 바뀐다. 이번 주 상영작은 ‘상하이 눈’과 ‘하트’. 승용차 한 대당 1만5000원으로 연중무휴.
◇찾아가는 길
바탕골예술관을 찾은 뒤 양평 방면으로 10여분 가다보면 왼쪽에 간판이 나타난다. 031―774―3476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