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은 비싼 게 좋고, 스케일링을 자주 하면 이가 약해진다고요?" 소금으로 이를 닦으면 좋다, 먹는 약으로 잇몸병을 고칠 수 있다 등 우리 주위에 떠도는 치아관리상식은 셀 수 없이 많다. 과연 그 말은 모두 맞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잘못된 상식으로 인한 처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고 경고한다. 어쩌다 잇몸질환이나 충치가 생기면 음식물 씹기가 어렵고 그 통증도 견디기 힘들다. 때문에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많은 방법들이 동원되기도 한다. 하지만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잘못 알려진 구강상식으로 오히려 치아 건강을 해치는 일도 종종 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구강상식에 대해 살펴보고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한 비결도 알아본다. ◆ 잘못 알려진 구강상식 11가지 ▷ 스케일링을 하면 치아가 약해진다? 스케일링은 잇몸질환의 원인이 되는 치석을 제거하는 것으로 치아에는 전혀 손상을 주지 않는다. 간혹 스케일링은 이를 갈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스케일링을 한 후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아픈 이유는 두껍게 붙어있던 치석을 다 떼어냈기 때문. 부어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아뿌리가 노출돼 치아 틈새도 커 보인다. 그러나 2~3일 지나면 회복된다. ▷ 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닦는 게 좋다? “…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라는 노래를 부른 기억이 있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식사 전에 이를 닦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이를 닦는 것은 이를 청소하는 것과 같다. 밥을 먹기 전에 이를 닦으면 식후에 음식찌꺼기가 그대로 입안에 남게 되어 충치나 풍치를 일으킨다. 당연히 식후에 이를 닦아야 한다. ▷ 잇몸질환은 먹는 약으로 고칠 수 있다? 잇몸질환(치주염 또는 풍치)은 흔히 치태(플라크)라고 하는 세균덩어리와 음식찌꺼기가 일으킨다. 치태나 치석, 음식찌꺼기를 제때에 제거하지 않으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은 물론 잇몸뼈가 녹아내리게 된다. 그런데 한번 녹아내린 잇몸뼈는 치료를 한다 하여도 자연적으로 재생되기는 어렵다. 잇몸약들도 잇몸치료와 병행하여 사용할 때 염증을 빨리 없애고 잇몸뼈 형성에 도움을 줄 뿐, 약만 먹는다고 잇몸질환이 낫는 것은 아니다. 잇몸질환은 약으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고 원인제거가 필요하다. ▷ 이는 소금으로 닦는 것이 좋다? 치약에는 이가 잘 닦이게 하는 연마제가 들어있다. 그러나 소금(죽염)으로 칫솔질을 하면 소금의 입자가 커서 이를 시리게 할 수 있다. 다만 치약으로 이를 닦은 후 소금물로 헹구면 소금의 소독효과로 잇몸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굳이 소금으로 이를 닦아야 할 경우에는 소금용액을 진하게 만들어 칫솔에 묻혀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치약은 비싼 게 좋다? 치약은 이를 닦는데 도움을 주는 비누와 같은 것일뿐 약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약은 비싼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를 닦는 데는 치약보다는 칫솔이 중요하며 잇몸 구석구석을 닦는 칫솔질이 더욱 중요하다. 치약을 고를 때 가격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은 마모도. 모든 치약에는 적당량의 연마제가 들어 있으므로 자신의 칫솔질 횟수나 방법 등을 고려해서 치약을 선택해야 한다. 치태가 잘 끼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마모도가 강한 치약을 써야 하며, 이가 시리거나 하루에 세 번 이상 이를 닦는 사람은 마모도가 약한 치약을 사용하는 게 좋다. 마모도가 강한 치약으로는 브렌닥스, 소금치약, 죽염치약, 하이얀 등이 있으며 마모도가 약한 치약으로는 럭키 페리오, 시린메드, 잔메드 등이 있다. ▷ 이가 아프면 통증을 가라앉히고 치과에 가야 한다? 충치나 사랑니로 이가 아플 때 바로 치과에 가지 않는 이들이 많다. 일단 통증을 가라 앉힌 후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러나 가만히 기다린다고 좋아지지는 않는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치료 후 재발 가능성도 높다. 요즘은 가능한 한 이를 뽑지 않고 살리는 시술이 주로 이루어지므로 이에 문제가 생겼거나 통증이 심할 때는 바로 치과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 구강청정제나 방향성 치약으로 입냄새를 줄일 수 있다? 입냄새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구강청정제 등의 사용으로 일시적으로 입냄새를 없앨 수 있겠지만 약제의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냄새가 난다. 또 구강청정제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잇몸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때문에 구강청정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보다 칫솔질을 한 번 더 하는 게 낫다. ▷ 젖니는 갈아야 할 치아니까 치료할 필요가 없다? 젖니를 갈지 않은 어린 자녀의 이가 많이 썩어도 나중에 빠질 이라고 치료를 안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갈아야 할 치아라도 제때에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치아는 음식물을 씹고 소화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이가 썩거나 아프면 음식물을 잘 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영구치는 젖니의 뿌리를 녹이면서 따라 올라 온다. 유치는 영구치가 제대로 올라 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젖니가 빨리 썩거나 빠져 버리면 옆에 있는 이들이 쓰러지거나 위치가 변하게 되어 영구치 날 자리가 막히게 된다. 그러면 영구치가 예쁘게 나지 않는다. ▷ 식사 후에는 이쑤시개를 사용한다? 보통 치아사이에 음식물이 끼면 이쑤시개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쑤시개를 조심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잇몸에 아주 해로울 수 있다. 잇몸 중에서도 치아 사이에 있는 부분은 더 약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염증이 잘 생기고 손상되기 쉽다. 이쑤시개를 사용할 경우 보통 이 부위를 쑤셔서 잇몸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부득이 치아 사이에 끼인 음식물을 제거하려면 이쑤시개보다는 치실을 사용하는 게 좋다. ▷ 껌을 씹는 것은 치아에 안 좋다? 껌을 10분 이상 씹으면 오히려 치아건강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단물이 빠진 후에 껌을 계속 씹으면 치아 주위에 붙어 있던 음식물 찌꺼기가 떨어져 나갈 수 있고 씹는 운동에 의해 잇몸과 턱 근육이 강화된다. 하지만 하루종일 껌을 씹는 것은 턱에 무리를 줄 수 있다. ▷ 누런 이가 튼튼하다? 황니가 튼튼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어떠한 치아가 선천적으로 약하고 튼튼한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치아 색과 치아 건강과는 관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