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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추천 새책]김윤식 著 '초록빛 거짓말…'

입력 | 2000-09-03 16:02:00


▼'초록빛 거짓말, 우리 소설의 정체' 김윤식 지음/문학사상사 펴냄/288쪽 1만2000원▼

문학평론가 김윤식교수는 한평생 소설을 읽고 평한 이유를 "언어밖에 가진 것이 없는 내 앞에 소설이 있었고, 있고, 있을 터"이므로라고 말한다. 간단명료하면서도 역시 그다운 규정이다.

복잡다기한 세상을 아는 바로미터로 '소설'만큼 쓸만한(?) 것은 없을 것. 그래서 김교수는 줄기차게 읽어대고, 무어라고 한마디, 두마디, 수십 마디를 하다보니 저서로 쌓인 게 이 책이 100권째라고 한다. 한국 현대문학의 나이를 1백여년이라고 볼 때 참으로 의미있는 작업이다.

그의 소설현장비평은 월간 '문학사상'에 쉼없이 실렸다. 이 책은 98년 1월~99년 12월에 걸쳐 연재한 날카로운 문학비평들을 묶은 것이다. 20세기의 대미를 장식한 작가 95명의 소설 149편을 꼼꼼이 읽어내어 비평하고 있다. 이청준의 '시인의 시간' 최일남의 '띠' 이호철의 '이산타령 친족타령'등 중진작가의 작품서부터 이인성의 '강 어귀에 섬 하나' 하성란의 '곰팡이꽃' 신경숙의 '딸기밭' 배수아의 '신행주대교'등 뭇사람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들과 강영숙의 '8월의 식사' 박정란의 '틈새' 윤성희의 '레고로 만든 집'등으로 등단하여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신인들의 작품까지 두루 섭렵, 비평하여 한국 현대소설의 현주소를 새삼 알게 만든다.

소설속에 면면히 흐르는 우리의 무의식속 세기말 징후를 느껴 볼 수 있으며, 21세기의 소설읽기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