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작고 구체적으로 가져라.”
대한민국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족 1호로 알려진 컴퓨터 칼럼니스트 곽동수씨(36)의 생활신조다. 원대한 꿈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실천이 어렵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꿈을 가져야 하나씩 이뤄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
‘뚜렷한’ 직업 없이 이곳저곳에 칼럼을 기고하고 기업에 컨설팅을 해주며 살아가는 생활을 보고 남들은 영락없는 소호족이라고 얘기한다. 그런 그가 벤처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해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뛰고 있다.
곽사장이 이끄는 기업은 인터넷 공동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 삼성전자 LG텔레콤 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등 11개 대기업이 공동 설립한 디지털랭크(www.digitalrank.com)는 오프라인 대기업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성공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가 디지털랭크의 사장으로 영입된 까닭은 인터넷 마케팅을 펼치는 데 있어 충분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았기 때문.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91년 새로 출시된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문제점을 PC통신에 공개하면서 컴퓨터 칼럼니스트 길에 들어선 그는 이듬해 한글과컴퓨터에 합류, 고객지원실을 맡으며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를 고객서비스면에서 압도했다.
이후 그는 출판계에 입문해 ‘안녕하세요 컴퓨터길라잡이’를 직접 기획, 200만부를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렸는데 당시 컴퓨터 서적이 많이 팔려야 5만부 정도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판매고였다.
곽사장이 기업계 전반에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90년대 중반 컴맹탈출 강의를 시작하면서부터. 단시간내 많은 돈을 벌 방법을 궁리하던 그는 720만원을 내면 6시간만에 컴맹에서 벗어나게 해준다고 선전해 2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대기업 임원진과의 인간관계가 함께 넓어졌다.
곽사장은 개개인의 디지털화 정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디지털지수 디큐비트를 개발해 서비스 중이며 이달말 차별적인 쇼핑몰을 개설할 계획이다. 소호족에서 벤처CEO로 변신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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