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달러=1105.70원]환율 내릭막행진-수출업체 빨간불

입력 | 2000-09-03 18:48:00


‘외환 당국이 환율을 시장에 맡겨둘까.’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1일 외환위기 이후 2년 9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환율 변화에 예민한 딜러들과 무역업체 등 주요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 밖의 외환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말 마감환율은 1105.70원.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원화가치가 가장 높아진 것이다. 3월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하루 최고 환율과 최저 환율의 차이)은 5∼10원에 달했지만 지난 서너달동안은 2원 수준에 불과하는 등 거의 멈춰서 있다시피 한 환율이 지난주부터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외환당국과 무역업체들은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은 것’으로 해석했지만 금융기관 딜러들은 ‘시장 기능이 죽어 버렸다’고 극언했다.

논란의 핵심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지난 몇달간 계속된 이례적인 시장 안정세의 배경에는 환율 급등락의 조짐이 있을 때마다 개입해 온 외환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주 마침내 이러한 시장 흐름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주 초 1114원에 개장해서 주말 1105.70원에 폐장하기까지 환율이 시종일관 내리막을 걷는 동안 당국의 개입이 전혀 관측되지 않은 것.

월말 수출네고와 몇몇 대기업(SK글로벌 등)의 대량 달러 매도 등 공급 측면은 오히려 부차적인 요인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그러나 지난주의 현상만을 근거로 당국이 앞으로도 손을 놓고 있을 것이라고 점치기는 어렵다.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관련 업계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는데다, 이미 재정경제부가 지난주말 “급격한 원화절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국이 잠시 손을 뗀 것은 증시에서 이탈한 외국인투자자들이 곧 이 돈을 달러로 바꾸려 하면서 환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수급상 하락 요인이 크더라도 1100원이 1차 저지선이며, 그 아래로 떨어지면 결국 당국이 다시 시장을 리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s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