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76)전총리가 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 위로금 지급사업을 벌이는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 새 이사장으로 1일 선출됐다.
무라야마 전총리는 일―조(북한)의원연맹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반도 역사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원로정치가. 올봄 정계 은퇴 뒤에도 민간단체인 일―조 국교촉진 국민협회 회장을 맡아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앞장서 왔다.
무라야마이사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여성기금의 모금 부진 등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전후 처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과 관련, “정부가 종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협조요청을 해올 경우 여성기금 입장에서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아시아 여성 기금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아시아 여성 기금은 무라야마 내각 당시인 95년 7월 발족된 재단법인으로, 하라 분베에(原文兵衛) 초대 이사장이 지난해 9월 타계한 뒤 이사장직이 비어 있었다. 일본 정부 보조금과 민간 기부금으로 설립된 이 기금은 한국 등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려다 당사자들과 관련 지원 단체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민간 모금이 부진해 사업 기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여성기금은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의 최대 현안인 역사청산과 관련, 북한에 살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거론될 경우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