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눈빛을 볼 때마다 고맙고 그것을 뭔가로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그런 뭉클함은 느껴본 사람만 알아요.”
가수 김장훈(35)이 ‘일산 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마련한다. 수년째 어머니에게 수입의 70%를 드려 불우 청소년을 도왔던 일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위해서다.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에 400여평의 대지도 구입했고 건물도 설계중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문화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비용 12억원은 지금도 모으고 있는 중.
김장훈도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길거리를 방황하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운 적도 많았다. 가정 형편도 4년전까지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8만원짜리 방에서 살았다.
어머니 혼자 사업하다가 차압을 세 번씩 당하고 나니 빈털터리가 됐고 쌀이 떨어진 적도 있었다.
그는 98년 ‘나와 같다면’ 이후 인기가 올라갈수록 “고맙고 허전하고 미안하다는 생각 등 복합적인 감정이 일더라”고 말했다. 무대에 서면 ‘혹시 내가 새벽에 에로비디오 두편 본 것을 이들이 알까’라는 생각에 괜히 미안해서 더 열심히 노래 불렀다. 그리고 팬들 덕분에 생긴 수입을 이웃을 위해 Tm기 시작했다. 김장훈은 “특히 어머니가 ‘네가 도와준 아이들이야’라고 사진을 보여주면 동생들이 듬뿍 생긴 것 같아 흐뭇했다”고 말한다.
“남을 도우면 노래도 더 잘돼요. 무대에서도 떳떳하고 마음이 맑아지니까 노래도 더 잘 되고….”
그러나 그는 ‘아름다운 사람’축에는 못낀다고 말한다.
“내가 행복하게 노래하기 위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따름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사람은 한달 70만원 수입을 쪼개 결식아동에게 도시락을 싸주는 어떤 주방 아주머니예요.”
김장훈은 9,10일 부산 동아대 석당홀에서 공연한 뒤 두어달간 새음반(11집) 녹음 작업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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