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때마다 분수령이 되어온 노동절(4일)을 맞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전략 지역을 돌며 11월7일 대선을 2개월여 앞두고 유세를 본격화했다.
부시 후보는 이날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시카고 근교의 네이퍼빌에서 10년간에 걸쳐 1조3000억달러를 감세하겠다는 공약을 거듭 제시하는 한편 전날 제안했던 3차례의 TV토론을 거부한 고어 후보를 비난했다.
그는 “고어 후보는 언제 어디서든 토론에 응하겠다더니 정작 토론회를 제안하자 이를 거부하려 하고 있다”면서 TV토론의 시간과 방식에 대한 양측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겼다.
부시 후보는 이번 주에 일리노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인디애나 오하이오주 등 격전 지역의 9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이 6개주의 전당대회 선거인단 수는 107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약 40%를 차지한다.
민주당의 고어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와 켄터키주의 루이스 빌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 등에 참석해 “집권하면 가진 자에 맞서 중산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최저임금 인상과 공립학교 확충 등을 공약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화당에 대해 중립적인 기구인 대통령후보토론회가 제시한 방식의 TV토론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워싱턴 타임스지는 이날 부시 후보가 텍사스 등 24개주에서 선거인단 257명을, 고어 후보가 캘리포니아 뉴욕 등 10여 주에서 선거인단 170명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하고 아직 판세가 드러나지 않은 지역이 많아 전체적으로 백중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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