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산유국들에 가격인하 압력을 재개했다.
이런 와중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오는 10일 빈에서 열리는 장관회의에서 1일 100만배럴 증산을 합의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추측이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6일 밀레니엄 정상회의가 열리는 뉴욕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델 아지즈 왕세자를 만나 최근의 유가 문제를 논의한다고 백악관의 샌디 버거 안보보좌관이 5일 말했다.
버거 보좌관은 "두 사람이 원유 생산과 수요의 균형이 양국의 이익에 미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 문제가 양국간 최대의 현안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압둘라 왕세자는 뉴욕 밀레니엄 회의가 끝난 후 남미를 방문하고 오는 26∼28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OPEC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EU는 5일 최근의 고유가는 원유수입국들 및 세계경제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유럽 국가들은 이 문제에 공동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EU의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실의 길레스 간틀렛 대변인은 유가 문제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시켜 공동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중에 있다고 밝히고 로욜라 드 팔라시오 집행위원이 6일 유가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는다고 말했다.
한편 OPEC의 한 고위 관계자는 빈에서 열리는 석유장관 회담에서 1일 100만배럴 증산을 합의할 것이라고 5일 말했다.
익명를 요구한 이 관계자는 그 정도로 증산하면 유가를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사우디 관영신문 알 하야트가 보도했다.
알 하야트는 사우디가 이미 할당량보다 하루 30만배럴을 증산하고 있는 만큼 추가 생산분은 사실상 70만배럴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제까지 사우디는 1일 50만배럴을 추가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그 정도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70만배럴 가량의 증산을 희망했다.
[워싱턴.니코시아 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