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영화 ‘딥 임팩트’나 ‘아마겟돈’에 나오는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은 단순한 픽션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답은 언제든지 ‘실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직경 533m 크기의 소행성이 1일 오전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12배 가량인 368만㎞ 이내까지 접근, 충돌 직전에 스쳐 지나갔다고 5일 보도했다.
2000QW7이라고 명명된 이 소행성은 6일 전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미국 코넬대 천문대에서 처음 관측됐다. 천문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밝게 빛나고 있어 연말까지도 추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자유민주당의 렘비트 오픽 하원의원은 “마치 테니스코트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향해 공깃돌을 던졌는데 손바닥 길이 차이로 당신의 얼굴을 스쳐 지나간 것과 같다”며 “소행성의 진로가 조금만 지구쪽으로 틀어졌다면 이런 말을 하고 있지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름 1㎞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때 충격량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8000개가 폭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지구와 충돌 또는 매우 근접해 지구에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은 700개 정도라는 주장도 있다. 영국 정부가 1월 구성한 지구근접물체(NEOs) 조사팀은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충분히 있다’는 조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이달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지가 3일 보도했다. 조사팀은 새 천체망원경을 남반구에 설치, 지구에 위협적인 소행성과 혜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충돌 위험을 막기 위한 국제 협력을 모색하는데 영국 정부가 선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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