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진념 경제부장관이 6일 거시경제정책의 미세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향후 경제정책 방향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 장관의 경제정책 조정 검토발언은 유가급등이 일시적인 요인이 아니라 상당기간 갈 수 있어 물가가 상당한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란 점을 인정한 것이어서 환율과 금리등 금융시장의 가격변수도 어느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 장관은 물론 원화가 급하게 절상되거나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적다는 쪽으로 정리했지만 원화는 완만한 절상추세를, 금리는 추가하락이 막히며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장기금리가 연중최저수준으로 하락한 것과 관련, 시장이 원유가 급등에 너무 신경을 안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진 장관이 "현재 인플레 성격은 총수요 압력보다는 원유, 공공요금, 의보수가 등의 대내외적인 가격상승 요인이 크기 때문"이라며 "금리를 조절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막느냐 여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콜금리인상에 부정적임을 시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원유가 고공행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기조로 정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유가 채소류 등을 제외한 코아물가만 영향을 받는게 아니고 물가 수준자체가 올라가게 되고 한은은 이에 대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해 콜금리인상을 통해 시장금리가 최소한 더 떨어지는 것은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비췄다.
환율문제에 대해 진장관은 "환율이 빠른 속도로 절상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합의한 범위내에서 외평채 발행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진장관의 이런 발언이 원화를 인위적으로 절하시키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원화를 인위적으로 절하 시킬 수 있겠느냐"며 결코 그런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정책기조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원유가 급등은 물가와 국제수지에 큰 영향을 주는 점을 감안해 재정정책 공정거래정책 환율 통화 등 정책변수의 조합을 다소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환율이 급격히 절상되는 것은 수출둔화와 경기하강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막겠지만 그렇다고 절하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는 것이다. 완만한 절상추세는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한은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금리의 경우도 정부가 금리를 더 낮추는 정책을 펴기는 어렵고 중견기업 회사채를 소화시켜 중견기업의 자금난을 완화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추석후에 발표할 시장안정대책도 투신사의 하이일드펀드 만기가 연말로 접어들면서 본격도래하고 회사채만기도 대거 도래하는데 따른 대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이일드펀드의 만기가 본격도래하면 대부분의 고객들이 자금을 찾아갈 것이고 이로 인해 투신사들은 심각한 유동성부족에 직면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하이일드펀드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을 붙들어두기 위해 기존 하이일드펀드처럼 투기채권을 편입하되 비과세 공모주청약 신용보강을 통해 투자메릿을 높인 신종 하이일드펀드 허용이 추석후 시장안정대책의 골격을 이룰 전망이다.
민병복 bb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