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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美상의 벤처위 위원장 인터뷰

입력 | 2000-09-06 18:19:00


벤처기업인의 심정은 고생해본 벤처기업인만이 안다.

“세상에는 좋은 아이디어도 많고 투자처를 찾는 자금도 많습니다. 문제는 아이디어와 자금이 짝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죠.”

6일 발족한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산하 벤처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 피에트로 도란(42·모건스탠리 상임고문·사진)은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와의 ‘만남의 장’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 역시 벤처사업가. 9년 전 아이디어 하나만 들고 한국에 와 부동산 컨설팅 벤처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외국인이 부동산 컨설팅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건물운영관리를 맡는 ‘부동산 컨설팅’이라는 사업방식도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렇지만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중소기업들의 사무실 마련을 도와주면서 사업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결국 지난해 모건스탠리는 도란이 운영해온 회사를 인수, 커니글로벌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까지 8억달러(약 9000억원)를 투자했다. 벤처기업으로 치면 ‘큰돈’을 펀딩받은 셈이다. 도란은 커니글로벌의 CEO로 계속 일하고 있다.

그는 “미국계 투자기관은 거의 주한 미국상의를 통하게 되는 만큼 벤처위원회는 미국계 자본과 한국의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위원회는 격월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기 모임을 가질 것이며 곧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 벤처기업의 부진에 대해 도란은 “고속 성장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조정기를 거치는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의 인터넷 관련 사업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첫 모임에 130여명이 참여, 벤처 발전의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며 “젊은 한국의 벤처 기업인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