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주식투자로 돈을 번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고 7명은 되레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여유자금을 은행에 맡기겠다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노후에 국민연금 혜택을 못받을 것으로 걱정한 사람이 39%로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대표 노규형)가 국민의 체감경기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 20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증권투자로 70%가 돈 잃어〓증권투자로 재테크를 하려다 손해본 사람이 70%나 됐다. 최근 1년 동안 증권투자로 돈을 번 사람은 겨우 10.7%. 현상유지는 18%였다. 주가침체로 별 재미를 못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겠다고 답했다. 여유자금을 은행에 넣겠다는 사람이 75.9%. 이어 부동산투자(14.4%) 주식투자(6.4%)의 순이었다. 주식투자로 재테크하겠다는 사람은 지난해 말 21.5%나 됐지만 이번에는 6.4%로 크게 떨어졌다.
▽노후연금 못받을까 걱정〓현재 붓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했다. 국민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응답은 43.7%인 반면 아무래도 혜택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한 사람은 38.9%나 됐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30, 40대와 고졸 이상 화이트칼라 및 고소득층에서 두드러졌다.
▽저소득층일수록 체감경기 꽁꽁〓지금 생활형편이 IMF관리체제 이전보다 나아진 게 없다는 평가가 69.8%. 10명 중 7명이 아직 IMF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평가는 한달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82.7%)에서 높았다. 정부가 밝힌 소비자물가 상승률 2.9%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73.6%가 정부발표보다 물가가 더 올랐다고 느꼈다. 특히 대중교통요금 공과금 세금 등 공공부문에서 물가인상폭이 컸다는 반응.
▽공적자금 잘못 쓰고 있다〓대우문제 해결과 금융개혁 과정에서 정부가 사용한 공적자금은 운용이 잘못됐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공적자금을 잘못 쓰고 있다는 평가가 58.4%인 반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30%에도 못미쳤다. 공적자금을 ‘눈먼 돈’으로 생각하는 정부에 불만을 표시한 것. 반면 재벌개혁은 현재보다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48.2%)는 평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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