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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우승 눈앞 'LG의 힘' "뿌린만큼 거둔다"

입력 | 2000-09-06 18:33:00


‘잘되는 집안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

프로축구 새천년 첫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안양 LG. ‘가능성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프로축구의 판도를 바꾸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열린 일본청소년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팀에는 안양 출신이 5명이나 끼어 있었다. 과거 고교생이나 대학생이 주축이 됐던 것과 크게 달라진 것.

이는 안양이 일찌감치 프로를 선택해 축구선수로 ‘일가’를 이룰 자질이 있는 선수를 많이 뽑은 결과. 고교 졸업 후 프로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도를 받게 됐고 결국 청소년대표로 대거 발탁된 것.

안양이 이 같은 장기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열린 올 고교졸업생 드래프트때부터. 한국축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축구선진국과 같이 유망주를 조기 발굴해 체계적인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는 결국 팀으로선 주전들의 부상이나 은퇴로 생기는 공백을 자연스럽게 메울 수 있어 좋고 선수들로서도 좀더 일찍 한 수 위의 축구를 배워 대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을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

결과도 성공적이다. 올해 입단한 부평고 출신 최태욱 등 5명이 모두 청소년대표로 뛰고 있다. 98년 황지중 3년때 발탁된 정창근도 2군에서는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보일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내년 고교졸업생도 이미 6명이나 확보해 두었다.

조광래감독은 “현재 실력보다는 축구에 대한 감각과 이해력을 갖추고 가능성만 있다면 모두 뽑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2부인 충남대 출신으로 ‘연습생 신화’를 열고 있는 한상구와 98드래프트 5순위로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왕정현도 이 같은 맥락에서 성공한 케이스.

안양이 시즌 중반 최용수의 잇따른 대표팀 차출과 주전들의 부상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1군 같은 2군’이 튼실히 뒤를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