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이 US오픈 테니스 16강에 올랐던것처럼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또 한번의 ‘반란’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
한국 사이클의 간판스타 조호성(26·한국통신·사진). 지난해 사이클 종주국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한국인으로서는 사상 첫 월드컵대회 종합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던 그가 이번엔 시드니올림픽 40km포인트레이스 금메달에 도전한다.
40km포인트레이스는 선수 24명이 250m의 트랙을 160바퀴 돌면서 10바퀴마다 1∼4위에게 5∼1점을 차등 부여,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 초반 점수를 많이 따냈다 하더라도 막바지 레이스에서 힘이 빠져 특정 선수에게 한바퀴 이상 추월당했을 경우엔 점수에 관계없이 추월자의 후순위로 밀리는 만큼 마지막까지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진다.
대한사이클 연맹이 이달초 각종 국제대회 성적과 기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조호성이 금메달을 딸 확률은 14.2%. 은메달은 28.6%이고 동메달은 42.8%이다. 그러나 그의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금메달 확률은 더 높아진다. 7월 올림픽 전초전으로 열렸던 월드컵사이클 30km포인트레이스에서는 쟁쟁한 라이벌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감도 부쩍 붙었다. 지난달 16일 현지적응 훈련을 위해 한국 선수단중 가장 먼저 시드니로 떠난 그는 출국전 “10개월간 국내외를 오가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과 지구력을 보완했고 외국 선수들에 대해 느꼈던 심리적 부담감도 떨쳐냈다”고 말했다.
최근엔 호주 주니어대표팀 코치로 80년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도맡아 했던 개리 시니어(41)가 시드니 탬피벨로드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의 트레이너를 자청하고 나섰다.
현역시절 한국인 특유의 정에 매료됐다는 그는 나흘마다 2시간씩 훈련에 필수적인 오토바이를 직접 몰면서 조호성의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그를 유학까지 보냈던 한국 사이클의 염원과 지원,조호성의 남다른 의지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