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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美 66세 독신여성운동가 스타이넘 결혼

입력 | 2000-09-06 19:37:00


70년대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이며 결혼반대론자로 유명한 미국의 글로리아 스타이넘(66)이 고집스럽게 지켜온 독신주의를 접고 백년가약을 맺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페미니스트 잡지인 '미즈'의 편집장이기도 한 스타이넘은 3일 오클라호마의 한 시골 저택에서 아프리카 태생의 기업가 데이비드 베일(61)과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여성망명자의 공상'이라는 책을 쓰기도 한 그녀는 그동안 결혼이 모든 관계를 파괴하는 제도라는 신념아래 "결혼은 한 사람과 반쪽짜리 사람을 위한 것으로 여성이 결혼을 하면 반쪽짜리 인간으로 전락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녀는 결혼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그동안 평등한 결혼을 위해 애써 왔지만 내가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결혼을 앞두고 놀라움과 행복감에 휩싸여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녀는 그러나 "페미니즘은 인생의 매순간마다 옳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주장해 여성운동가로서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5살 연하의 남편 베일은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티안 베일의 아버지로 지난해 정치행동단체인 '유권자선택'에서 만나 급격히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조종사인 그는 젊은 시절부터 남아프리카의 흑백분리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한뒤 여성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