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650선으로 급락한 가운데서도 중소형 제약주들이 대거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다시 재약진했다.
그러나 이들의 강세는 소외된 종목들에 대한 개인투자가들의 빠른 순환매에 따른 것으로 뇌동매매에 나서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7일 거래소시장에서 근화제약, 삼일제약, 환인제약, 삼진제약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원제약, 한올제약, 한독약품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근화제약은 10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5,700원(상승률 14.99%)을, 환인제약은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4,500원(14.96%)을 나타냈고, 이날 상한가에 처음 진입한 삼일제약은 1만7,000(14.86%), 삼진제약은 5만원(14.94%)으로 마감했다.
대원제약은 1만9,800원으로 전일비 8.79%, 한독약품은 2만3,500원으로 6.33%, 어제 상한가를 기록했던 한올제약은 7,500원으로 5.49% 상승하며 강세를 시현했다.
반면 동아제약을 제외한 녹십자와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녹십자는 4만7,100원으로 상승하다 약세(전일비 -0.11%)로 전환됐고, 유한양행은 4만2,000원(-1.18%)으로 약세를 보였으며, 대웅제약은 9,520원으로 보합세로 마감했다. 반면 동아제약은 2만1,800원(+4.31%)으로 마쳤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이 선물·프로그램 매물 및 외국인 등과 연계되며 삼성전자 등 대형 블루칩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가들이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매기를 이동시키며 단기 순환매성 거래패턴에 따라 제약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약주는 ▲ 미국 바이오 관련주들의 강세 지속 영향 ▲ 의약분업 관련 불투명성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 이들 종목이 유통주식수가 적고 ▲ 기관과 외국인 매도물량을 벗어난 중소형주에 대한 개인들의 순환매성 단기 교체매매 등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증권의 송지현 애널리스트는 “지수 하락 속에서 제약주가 상승하는 것은 소외업종에 대한 순환매 유입과 주도업종 부재기에 나타나는 중소종목의 부상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송지현 애널리스트는 “특히 9월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제약주는 생명공학 관련이나 의약분업 실시 수혜 대상, 연구개발 가시화에 따른 성장성 등과 같은 제약관련 논의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던 종목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상한가 등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형 제약주들이 대부분 8월말이나 9월초 이래 거래량이 증가했으나 이들 종목 중에서는 일부 매집 이후 거래량이 동반되지 못하는 주식도 있어 개별 종목별 주가추이와 실적, 재료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중소형주 중심의 매매패턴으로 단기 틈새 테마로 자금이동이 빨라지면서 일부 관리종목에 대한 투기성 자금유입과 함께 에너지 가스관련주로, 다시 제약주로 빠르게 자금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또 주초 강세를 보였던 제약주가 어제(6일)의 경우 일부 종목들이 약보합세를 보였다가 오늘 다시 대거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에서 하락한 기술주 등 다른 이동처를 찾지 못하고 다시 제약주로 유입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증권의 송 애널리스트는 “제약주가 특별히 재료나 테마가 있어 오른다고 보기 힘들어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며, 자본금이 적은 이들 종목은 어느 정도 오르면 다시 차익실현 등으로 복귀하는 만큼 장기 보유종목은 아니다”면서 “상승 무드는 점차 개별화될 것이므로 상승모멘텀으로 간주해 매수신호로 판단하는 것은 큰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양증권의 김희성 애널리스트도 “중소형주 재료를 무기로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나 아직 업종 전체적인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미국 바이오와의 동조화를 거론할 수도 있으나 국내 업계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기석 dong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