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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복고와 첨단 어우러진 서태지표 사운드'

입력 | 2000-09-08 14:25:00


서태지의 '따끈따근한' 2집이 9월8일 오전 발매됐다. 기대했던 대로 그의 신작 음반은 기존의 가요와는 차별화된 사운드로 가득했다. 인도 음악과 사이키델릭, 하드코어, 인더스트리, 테크노를 서태지만의 개성으로 녹여낸 것.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복고와 첨단을 어우르면서 한편으론 동양과 서양의 음악이 교차된다.

◀ 서태지2집 포스터와 CD재킷

서태지 2집은 전체적으로 기타 디스토션이 강하고 변화무쌍하다. 곡 중간 중간에 스크래치를 삽입했고 테크노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서태지의 창법도 과거와 달라져서 다소 거칠고 힘이 들어가 있다.

첫 트랙 '아이템'은 탄탄한 기타 사운드가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의 사운드를 연상시킨다. 이어지는 '탱크'는 인더스트리얼과 80년대 영국 펑크, 하드코어로 이뤄져 있는데 '비틀즈'에 영향을 주었던 인도 뮤지션 라비 샹커의 음악 스타일을 가미한 듯 하다.

'오렌지'는 도입부에 2집 '컴백 홈' 당시의 갱스터 힙합 스타일의 사운드가 흐르면서 디스토션 기타가 강렬하게 전달된다.

펑키와 하드코어와 데쓰 메탈을 혼합한 '인터넷 전쟁'에서는 기타 진행과 서태지의 랩이 독특하다. 특히 '인터넷 전쟁'은 영국 사이키델릭 밴드 '쿨라쉐이커'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표절'이 와와 패달을 이용해 복고풍 기타 연주를 선보였다면 장난감을 상징하는 '레고'는 사이키델릭한 연주곡.

서태지 2집 속지에 담긴 신비로운 이미지컷들 ▶

'대경성'은 인도의 무희들이 춤을 출 때 흘러나오는 멜로디와 사이키델릭한 기타 연주를 접목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서태지가 마니아 팬들에게 헌사하는 타이틀곡 '울트라맨이야'는 4집 '필승'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 '바부'(BABU)란 이름을 지닌 DJ의 스크레치가 도드라진다. 바부는 인더스트리얼과 테크노의 태두가 되었던 밴드 중 하나인 'Skinny Puppy'의 믹싱과 편집을 전담하는 멤버로 최근에는 스키니 퍼피 출신 멤버들의 솔로 프로젝트 작업과 언더그라운드 Rap뮤지션들의 음반 작업을 하고 있다.

9분44초 짜리 대곡 'ㄱ나니?'는 몽환적인 기타사운드와 스크래치가 5분여 흐르다 8분대에서 2집 '너에게'를 펑키 스타일로 다시 부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끈다.

총 31분57초의 분량에 9곡을 담은 서태지 2집은 음반 판매와 상관 없이 한국 가요계에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서태지의 이번 음반 재킷은 난해한 글자와 그림이 다소 당혹스럽다. 시일이 촉박한 관계로 서태지의 '팬들에게 보내는 고마움의 글'에 오탈자도 있었다. 그 원문은 다음과 같다.

"지난 시간-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너를 믿지 못함이 아니라/ 나를 믿지 못함이었다/아무런 위로없이/ 시간과 이 시대의 속도감을 이겨온,/ 그대로인 너에게/ 내가 약속이 되고 이제 위로가 되었으면/ 너를 믿어왔고 내가 나를 믿게된 오늘-/ 뭐든 다시 시작할 것이며 무엇에든 용감해져야지/ 그리고 내일- 우리 만나자."

황태훈 beetlez@donga.com

[30자평]

미국 록계의 '주류'음악을 솜씨있게 빚어낸, 한국의 울트라 메이커 '서태지표' 핌프록, 그러나 밴드가 연주했으면 더 좋았을…. 과연 한국에서도 주류가 될까? ★★★★(김윤미 음반칼럼니스트)

대중적인 코드를 버리고 언더 록의 부흥을 선언한 서태지의 또다른 실험 ★★★★☆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

♬ 노래듣기 : 울트라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