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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푸틴 회담]무슨얘기 나눴나?

입력 | 2000-09-09 02:13:00


뉴욕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일 밤(한국시간) 한―러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협력방안, 동북아 안정구축방안, 양국간 경제협력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김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대통령은 40여분간의 회담에서 김대통령이 ‘철(鐵)의 실크로드’로 명명한 경원선과 시베리아철도 연결 등 경제협력을 남북한과 러시아 3국이 공동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합의, 동북아지역의 경제협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먼저 남북문제와 관련, 푸틴대통령은 7월 북한을 방문한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푸틴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남한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음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김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게 돼있는데 그때도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대통령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앞으로도 남북관계를 잘 진전시키고 그것이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두 정상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경제협력분야로 이어져 김대통령은 “경원선과 시베리아철도연결, 이르쿠츠크 가스전개발, 나홋카공단 개발 등에 한―러뿐만 아니라 북한도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자”고 제의했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이달 말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러시아방문 때 총리회담에서 구체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푸틴대통령은 “철도가 연결되면 광케이블 통신 등을 포함, 여러 가지를 일시에 개선할 수 있고 에너지 전력분야개발도 공동으로 시작할 수 있다”면서 “가능한 한 많은 주변국가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다른 프로젝트도 개발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지금 말씀하신 제안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남북한과 러시아는 경제협력의 길이 많으며 일단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철도가 연결되면 동아시아지역이 새로운 번영과 도약의 기회를 갖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정상은 또 푸틴대통령의 한국방문시기를 확정하기 위해 즉석에서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갖도록 지시했다.

푸틴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우리가 자주 만나면 상호이익과 번영을 위해 좋으니 서로 전화도 자주 하자”면서 “한국에 6년전에 갔었는데 한국인들이 근면하고 좋은 인상을 갖고 있어 이런 나라와 협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