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이 다시 뜨거워진다. 여름철 2개월을 쉬었던 민속 씨름이 한가위를 맞아 11일부터 14일까지 강원 동해시에서 대회를 갖는다. 이번 대회에는 스페인의 전통 씨름 경기인 ‘루차 카나리아’ 선수들이 내한, 한국 선수들과 친선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동해 대회의 볼거리를 살펴본다.
▽루차 카나리아〓씨름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이색 행사다. 스페인 민속 씨름인 루차 카나리아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군도 원주민들의 전통 경기에서 유래한 스포츠. 샅바는 매지 않지만, 걷어올린 반바지를 붙잡고 상대 몸을 땅바닥에 닿게 하는 쪽이 이기는 경기 방식이 씨름과 비슷하다. 기술도 안다리치기, 허리치기 등 씨름과 닮은 점이 많아 우리 선수들과 경기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
씨름 연맹은 12명이 출전하는 단체전에서 씨름과 루차카나리아를 번갈아 경기 방식으로 채택, 친선 경기를 갖는다고 밝혔다.
▽김영현의 독주〓백두급에서 ‘골리앗’ 김영현(LG)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어느 선수가 김영현을 꺾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 김영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이태현(현대)이 하동대회에서 당한 무릎 부상이 회복되지 않아 출전할 수 없다. 여기에 올해 초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신봉민(현대)마저도 허리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어서 김영현으로서는 약간은 수월한 대회를 치를 수 있을 전망. 김영현에게는 오히려 같은 팀의 김경수나 염원준이 ‘한가위 장사’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라급 3강의 기술대결〓백두급이 우승 후보를 쉽게 점칠 수 있는 반면, 한라급에서는 모제욱(지한) 김용대(현대) 이성원(LG) 등 ‘3강’이 예측불허의 승부를 펼친다. 올해 장흥 대회와 하동대회에서 한라급 정상에 오른 모제욱은 자타가 공인하는 ‘임기응변의 달인’. 거창대회 한라 장사인 김용대는 특유의 들배지기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하동과 거창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이성원의 장기는 안다리와 잡치기. 이들 3강의 다양한 ‘기술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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