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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현장21]살아갈 길이 막연한 가거도 주민들

입력 | 2000-09-13 22:06:00


제12호 태풍 프라피룬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900억원의 재산피해(행정자치부 집계)가 났다.그런데 그중 가거도에서 난 피해액이 100억원에 달한다.가거도가 얼마나 참혹하게 당했는지 알만하다.

가장 큰 피해는 방파제의 파손이다. 500m중 약 84m가 날아가 버렸다.상단부 콘크리트부분은 물론 수심 16m속에서 쌓아올린 쌓아올린 테트라포트까지 유실됐다.

주민들의 피해도 상당하다. 매년 겪는 태풍이지만, 이번 태풍으로 마을 어선 34척중 한 한척을 제외하고 모두 파손됐다.

피해규모가 작은 어선의 경우에도 1천만원의 수리비가 소요되고, 완파의 경우에는 7-8천만원을 들여 새로 건조해야한다.

또한 강풍으로 인해 가거2구에서만 집 6채의 지붕이 통째 날아가 버렸다.

성한 집은 한집도 없을 정도로 가옥 피해가 컸지만 마을사람들은 '울력(큰 공사가 있을때 서로 도와주는 가거도의 오랜 풍습)'을 통해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모두 복구를 마치는 협동심을 보여주었다.

특산물인 후박나무 숲 역시 큰 피해를 당했다.파도에 휩슬려 수많은 나무가 쓰러졌으며 쓰러지지 않은 나무도 바닷물에 붉게 물들어 버렸다.

농사가 전혀 되지 않는 가거도에서는 고기잡이 외에는 후박나무 껍질을 약재로 파는 것이 유일한 수입원이다.

눈으로 보기에도 후박나무 숲의 절반 가량이 손상돼 있었다.

숲속 벌집이 훼손돼 요즘 가거도 주민들은 벌떼도 큰 골치거리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