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의 김응룡 감독(해태). 1m85, 95kg의 거구인 그에겐 지난 18년동안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달갑지 않은 소문이 따라 다녔다.
이같은 소문은 80년대 후반 해태가 우승 보너스로 선수단 하와이 여행을 비롯해 90년대 미국 전지훈련을 추진할 때 김감독이 떨뜨름한 반응을 보인 것이 알려지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그러나 김감독은 기자들이나 주변의 소문확인 작업에 대해 싱겁다는 반응을 보일 뿐 진상을 밝히길 꺼려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코끼리 새가슴이라는 말까지 유포되며 고소공포증은 움직일 수 없는 정설이 됐다.
그런데 그가 18년만에 입은 연 것이다. 지난 9일 대표팀이 12시간이 넘는 비행끝에 호주 선샤인코스트 공항에 도착한 직후다.
해태는 선발 예정투수나 부상중인 선수는 비행기로 이동하고 그렇지 않은 선수는 버스를 타는데 그는 “비행기가 겁난다”며 버스를 계속 탔단다.
버스를 이용한 것은 많은 선수들을 통제하기 위함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자 김감독은 낙하산 훈련을 받은 해병대 출신임도 강조했다. 하지만 김감독을 아는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코끼리는 하늘을 무서워한다’고 믿는다.
18년동안의 정설이 말 한마디에 바뀔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김감독이 왜 뒤늦게 해명을 했을까를 의아스럽게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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