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지하철 전동차안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야단을 친 70대 노인을 뒤따라 내려 폭행해 중태에 빠뜨렸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4일 염모씨(77)를 발로 걷어 차 뇌수술을 받게 한 이모군(15·중학교 3년)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13일 오후 7시경 가족과 함께 1호선 인천행 전철을 타고 가던 중 맞은편 자리의 한 학생에게서 자리를 양보받은 염씨가 즉시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이군에게 "요즘 애들은 눈치만 보고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꾸짖은 후 시청역에서 내리자 혼자 염씨를 뒤쫓아 내렸다는 것.
이군은 역 구내에서 염씨를 붙잡은 뒤 "아까 나한테 욕을 한 거 맞느냐"고 따진 뒤 겁을 먹은 염씨가 자리를 피하자 다시 뒤쫓았고 시청역 지하철 2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염씨의 등을 발로 걷어찼다.
이 바람에 염씨는 10m아래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머리를 계단에 부딪혀 한동안 뇌출혈과 구토 증상을 보이다 혼수상태에 빠졌다. 염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으나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군은 "할아버지가 자리를 양보받아 놓고서도 사람들 보는 앞에서 꾸짖어 갑자기 욱하는 마음이 들어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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