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같이 한 장창선 선수촌장의 시드니올림픽 메달전망 계산법은 간단하다.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리가 따낸 금메달이 7개이고 은메달이 15개입니다. 은메달 가운데 절반 정도만 색깔이 바뀌어도 금메달 수는 12∼14개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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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할 한국선수단은 총 398명(임원 114명, 선수 284명). 28개 종목 중 승마, 소프트볼, 근대5종, 트라이애슬론을 제외한 24개 종목에 출전한다.
첫 5회 연속 10위권 이내를 노리고 있는 한국의 금메달 목표는 12개. 애틀랜타올림픽보다 5개나 높여 잡은 수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상 처음으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금메달 전망이 한결 밝아졌고 각 종목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가 고루 분포돼 있기 때문.
한국의 ‘메달밭’은 태권도와 양궁 레슬링 유도 등.
태권도에선 김경훈(에스원) 신준식(경희대·이상 남자) 이선희(에스원) 정재은(한체대·이상 여자)이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나선다. 종주국 한국은 출전 4체급을 모조리 석권한다는 야심이다.
양궁 역시 한국이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종목. ‘신궁’ 김수녕(예천군청)에다 ‘무서운 10대’ 윤미진(경기체고) 안정된 기량을 갖춘 김남순(인천시청) 등 ‘환상의 트리오’로 구성된 여자팀은 개인과 단체전 금메달이 확실하다.
총 3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김수녕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다면 한국 역대 올림픽 최다관왕에 등극하게 된다.
이탈리아와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남자부에선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해 볼만 하다. 예상가능한 ‘골드’는 남녀 합해 2,3개.
최근 그레코로만형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레슬링에선 ‘2체급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작은 거인’ 심권호(그레코로만형 58㎏급)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의 김인섭(그레코로만형 58㎏급),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손상필(그레코로만형 69㎏급) 등이 우승후보로 꼽힌다. 목표는 3개.
전통적으로 ‘효자종목’이었던 유도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남자 100㎏급의 장성호(한국마사회)와 여자 70㎏급의 조민선(두산), 여자 63㎏급의 정성숙(포항시청) 정도가 메달권에 들지만 우승까지 바라기엔 벅차다는 평가. 하지만 이들의 ‘선전’을 기대한다면 금메달 1개는 건질 수 있다.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체조에선 평행봉의 이주형(대구은행)과 뜀틀의 여홍철(대산기업)이 희망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이주형은 기량이 절정에 달해 있어 메달권이 확실하다. 다만 금이냐 은이냐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여홍철은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착지 실수로 은메달에 그친 한을 반드시 풀겠다는 각오.
이밖에 배드민턴 남자 복식조의 김동문―하태권(이상 삼성전기), 탁구 여자복식조의 김무교(대한항공)―유지혜(삼성생명), 여자 역도의 김순희(경남도청·75㎏급)가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구기종목에선 ‘드림팀Ⅲ’가 출전하는 야구와 여자핸드볼 남녀하키가 메달권을 노리지만 우승전력은 아니다.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남자마라톤에선 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리스트 이봉주(삼성전자)가 대망의 월계관을 쓸 수가 있을지 최대관심거리다. 변수가 많아 메달권을 자신하긴 힘든 형편.
전체적으로 각 종목을 분석해 보면 금메달 ‘확실’은 7, 8개, ‘메달권’은 15∼20개 정도로 선수들이 선전한다면 5회 연속 세계 10위는 물론이고 88서울올림픽과 92바르셀로나에서 거둔 금메달 12개를 넘어 사상 최고의 성적도 기대할 만하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