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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나라도 선수도 사연도 가지가지

입력 | 2000-09-14 17:59:00

앨빈,캘빈 해리스 형제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전세계 스포츠 스타는 1만여명. 그만큼 사연도 많고 화제도 많다. 뭉클한 감동에서 경쾌한 웃음까지…. 이색 올림픽 스타들을 모아봤다.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되네

앨빈, 캘빈 해리슨 형제(26)가 일란성 쌍둥이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육상대표로 출전한다. 93년 세계선수권 1600m계주에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이들 형제는 96애틀랜타올림픽 땐 형 앨빈만 출전 자격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번엔 둘 다 대표 선발전을 통과,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최초의 쌍둥이로 기록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체조대표팀의 모건, 풀 햄 형제도 마찬가지. 이란성 쌍둥이로 동생 풀은 4월 대표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해 시드니행 티켓을 먼저 확보했고 모건은 최근 막차를 탔다. 미국 체조대표 선수로 형제가 56년 올림픽에 출전한 적은 있으나 쌍둥이 선수는 이번이 처음.

▽섹시스타? 스포츠스타?

러시아의 체조 요정 스베틀라나 코르키나(21)는 플레이보이지 모델로 더 유명하다. 96올림픽 이단 평행봉 우승을 차지한 이듬해 러시아판 플레이보이지에 토플리스 차림으로 등장한 것. 당시 여자 스포츠스타가 옷을 벗은 것은 코르키나가 처음. 이번 올림픽에서도 관중들은 세계선수권 4연패에 빛나는 그의 연기보다 몸매 감상에 더 관심이 많을 듯.

역대 최고령인 33세의 나이로 8년만에 올림픽 금메달에 재도전하는 미국 수영대표 다라 토러스도 화제. 그는 84올림픽 수영 여자자유형 400m 계영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후 88올림픽 은 동메달, 92올림픽에서 금메달 하나를 더 추가한뒤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방송해설자와 모델로 활약해오던 토러스는 올해 다시 선수로 복귀, 접영 100m를 비롯해 4종목에서 올림픽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그도 타고난 끼는 어쩔 수 없는지 미국 남성잡지 ‘맥심’ 9월호에 가슴이 보일 듯 말듯한 포즈로 등장, 뭇남성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수는 한번으로 족해.

모로코의 중장거리 육상영웅 하킴엘 게루즈는 지난 4년간 거실 벽에 자신이 트랙에 넘어져 울고 있는 사진을 걸어두며 절치부심했다. 사진은 바로 우승꿈에 부풀었던 96올림픽 남자육상 1500m 결선에서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트랙에 넘어진 장면. 게루즈는 이후 97세계선수권 우승, 98년 12개 대회 석권 및 그해 7월 로마국제대회에서 3분26초F의 세계신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시련이 있었기에

96애틀랜타올림픽 수영 400m 계영,혼계영 우승자인 미국의 게리 홀 주니어(26). 98년 대마초를 피웠다가 약물 검사에 걸려 3개월간 자격 정지를 당했다 재기한 그는 지난해 3월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하루에 인슐린 주사를 여덟번까지 맞는 고통에도 굴하지 않은 그는 마침내 수영 자유형 50m, 100m 출전권을 따냈다. 미국 복싱 헤비급 대표 마이클 베네트(29)는 91년 권총강도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전문대 학위를 따는 등 성실한 생활로 98년 7월 출옥했다. 이후 아마추어 복서로 데뷔한 그는 불과 2년만인 올해 세차례 전국대회를 석권하며 금메달 유망주로 떠올랐다. 88년 초 전미대학선수권에서 여자 100m허들 미국신기록(12초61)을 세웠던 게일 디버스(34)는 88올림픽을 앞두고 갑상선 기능항진증에 걸려 양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었다.그러나 그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고 피나는 노력으로 재기,92,96올림픽 여자 100m 2연패를 일궈냈다.이번엔 100m허들로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그는 지금도 다리가 부어오르는 등 고통이 심해 한쪽 다리를 고정시킨 채 잠을 청한다. ▽검다고 무시하지마 시드니올림픽 남자 400m계영에 출전하는 앤소니 어빈은 미국 올림픽 수영대표팀 사상 첫 흑인.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수영에서 팀에 반드시 금메달을 안겨 흑인 수영 스타의 물꼬를 트겠다는 각오다.호주 원주민 출신으로 육상 여자 400m에 출전하는 캐시 프리맨(27)도 올림픽 금으로 호주 정부의 원주민 차별정책 부당성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계획.

bae2150@donga.com